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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죽겠는데 제약사가 봉이냐?"
[ 2003년 12월 10일 12시 30분 ]
10일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 창립대회 소식을 접한 제약 관계자들은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북한 어린이와 개발도상국 난민을 위한 의료지원'이라는 좋은 취지의 재단 출범 소식에 제약사들이 근심을 나타내는 것은 다름아닌 지원금 때문.

"조만간 지원금 요청이 들어오겠군" "이번엔 얼마나 내야 하나?"

제약사들의 이 같은 근심은 비단 오늘 출범한 재단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 동안 보건의료와 관련된 재단이나 사업추진이 있을 때마다 주최측, 혹은 제약협회로부터 지원금 요청을 받아 오며 자연스레 형성된 것.

보통 보건의료와 관련된 재단 설립이나 사업추진 주체가 복지부나 의사들이 대부분이라서 제약사들은 군소리 한마디 못하고 지원금을 내왔던 것.

더욱이 국내 10위권내 제약사의 경우 1/n 법칙이 적용된다는 후문이 나돌 정도로 지원금 갹출(?)은 심각한 상황.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약사들의 불만이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

얼마전 열렸던 '북한수액제 공장 건설 후원의 밤' 행사에서 "이번에는 민간자금으로 공장을 건설하지만 다음에는 복지부에서 책임지는게 옳다"라는 축사 대목에서 터져나온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는 제약사들의 속내를 정확히 읽을 수 있었던 대목.

물론 제약사들이 좋은 취지의 사업이나 재단설립에 반기를 드는 것은 아니지만 지원금 요청이 잦으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 것.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도 지원금 기부는 수긍한다. 하지만 기업의 경제 사정이나 의중과는 상관없이 이뤄지는 기부에 정성이 담기는 것은 만무하다"

복지부나 의사들에게 던진 한 제약사 관계자의 말. 이쯤하면 "제약사가 봉인가?"라는 탄식이 나올만한 상황.

진심어린 마음에서 제약사의 돈 주머니가 열릴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이나 가능할까?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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