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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백병원, HIV감염자 맹장수술 거부 '파문'
[ 2003년 12월 11일 11시 08분 ]
서울 상계백병원이 맹장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한 HIV 감염환자에 대한 수술을 거부해 파문이 일고 있다.
HIV 감염자인 박모(28)씨는 11일 새벽 급성 맹장염 증세를 보여 상계백병원 응급실에 입원, 초음파 검사결과 급성 맹장염으로 판정받았다.
그러나 병원측은 박모씨가 HIV 보균자란 사실을 알자 오후 12시 30분경 수술할 의사가 없다며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했다.
박모씨 친구인 조씨는 "처음에는 수술 예약이 모두 차서 할 수 없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에이즈환자를 사후관리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며 다른 병원으로 가보라며 진료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후 백병원은 서울대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해놓고는 오후 5시경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 뒤늦게서야 서울대병원으로 박씨를 이송했다고 조씨가 전했다.
조씨는 "주치의도 방법이 없고, 의사지만 힘이 부족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씨는 "백병원은 유선상으로 서울대병원에 환자 상태를 설명하면서 박씨가 HIV 보균자란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맹장환자라고만 말했고, 서울대병원에 도착해서도 수술 예약이 차서 이송해 왔다고 변명했다"고 말했다.
백병원은 서울대병원에 환자를 이송하고도 초음파검사기록 등을 첨부하지 않고 진료의뢰서에 단순히 '맹장'이라고만 기록했으며, 환자를 병원에 내려주고는 황급히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에이즈 보균자란 이유만으로 이렇게 진료를 거부하면 환자들은 모두 죽으란 말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일부 의료기관들이 HIV 보균자를 수술할 경우 감염 우려가 있어 진료를 거부하는 사례가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박씨는 서울대병원에서 13일경 수술할 예정이어서 고비를 넘길 수 있게 됐지만 끔찍한 하루를 경험한 셈이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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