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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사후피임, 전문약·일반약 논란
[ 2003년 12월 18일 11시 26분 ]
최근 FDA가 사후피임약 약국판매 권고 조치를 내림에 따라 한동안 잠잠했던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이 국내에서 또다시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허용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던 수입 당시 상황에 비춰 볼 때 최근 회자되고 있는 일반약 전환 논란은 사후피임이 우리사회에서 얼마큼 절박한 현실이 돼 있는지 짐작케 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대표적인 사후피임약으로는 현대약품의 '노레보정'이 있다.

노레보정은 성관계 후 72시간 안에 두 차례 먹으면 임신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허가 당시부터 유해성과 윤리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찬성하는 이들은 긴급하게 먹어야 할 경우가 많은데다 의료기관 방문을 기피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또한 주말 및 휴일 동안의 의약품 구입이 어려워 실질적인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자주 등장하는 주장들이다.

이 같은 일부 소비자들의 주장에 편승해 식약청은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2001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혀 일반약 전환에 큰 문제가 없음을 내비쳤다.

2001년 노레보정 허가 당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줄 것을 요청했던 현대약품은 공식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내심 일반약 전환을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은 반드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사후피임약은 기존의 피임약을 5~6배 농축시킨 약물로 그 만큼 신체적인 부담과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히 진료를 받고 몸 상태에 따라 처방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피임에 대한 무감각증 확산' 역시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성에 대한 인식의 개방화와 맞물려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성관계시 사후피임약에 의존한 나머지 피임에 대한 불감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사실 노레보정을 일반의약품으로 인정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12개국뿐이다. 의사를 한 번 거치게 함으로써 쉽게 살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성개방국가'인 미국에서도 뉴멕시코 등 4개주 제외한 나머지 주가 여전히 노레보정을 전문의약품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은 '편의성 확보'라는 협소한 시각보다는 '국민건강'이라는 큰 틀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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