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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폐업 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 활기
[ 2003년 12월 29일 02시 06분 ]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정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역민들 스스로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한 '공공병원화' 투쟁은 갈수록 활기를 띄고 있다.

28일 전국보건의료노조 및 시민단체에 따르면 최근 들어 지역내 휴폐업된 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민운동이 전국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성남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성남시립병원설치조례' 제정 운동이다.

성남시 수정·중원구 등 구시가지의 경우 최근 성남병원과 인하병원등 종합병원 2개가 동시폐업하면서 의료공백사태가 장기화되자 주민들이 직접 나서 시립병원(공공의료기관) 설립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역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된 성남시 시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는 현재 조례제정에 필요한 1만1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오는 29일 성남시에 조례제정청구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종합병원급 공공의료기관이 거의 전무한 여수 지역에서도 현재 '지방공사여수의료원설치조례 제정운동'의 주축이 될 지역단체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이 지역은 여수산업단지와 주변지역의 암 발생률 및 호흡기 질환 발생률이 전국 평균을 12%나 웃돌지만 공공의료기관은 단 한 곳도 없어 지역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서울 광진구에서는 지난해 11월 폐업한 방지거병원을 공공병원화 하기 위한 지역민들의 장기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광진구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방지거병원 공공병원화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7월 출범한 이래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최근 이 병원이 한 건설업체에 경매로 넘어가면서 공공병원 전환이 불투명해지자 지난 26일부터 방지거병원 노조가 천막농서에 돌입하는 등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지역민들의 공공병원화 운동이 결실을 맺은 곳도 생겨났다.

경남 진주 지역에서는 최근 '진주지역 공공병원확대·주민건강권 확보를 위한 시민대책위'와 진주의료재단이 '공공병원'을 운영키로 합의했다.

진주의료재단은 시민대책위와의 합의를 통해 자산으로 출연한 (구)늘빛병원 부지 약 1만여평과 건물 5개동을 진주시에 기부, 이를 바탕으로 '공공노인전문요양원'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보건노조의 한 관계자는 "서민들의 병원 문턱을 낮추기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공공병원을 30%까지 확대하고, 진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현 정부의 공약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주민 조례제정 운동은 시민 개개인이 건강권이라는 기본 권리를 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휴폐업 병원 등의 공공병원 전환이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공공병원화를 위한 정부의 재정 지원과 민간병원의 공익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민간중소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원과 별도의 수가책정 등 법제조적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지역민과 시민단체에 의해 이뤄지는 공공병원화 운동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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