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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년 의료계 판도 '2월 집회' 분수령
[ 2004년 01월 02일 02시 53분 ]
갑신년 새해가 시작됐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지난해 풀지 못한 숙제가 산적해 있어 연초부터 들썩거리고 있다.

무엇보다 올 한해 의료계 판도는 오는 2월 과천에서 열린 예정인 '전국 의사 궐기대회'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전국 의사 궐기대회는 의료계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2.65% 수가 인상으로 촉발, 결국 대정부 협상에서 별다른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대규모 의사 집회로 이어지게 됐다.

이미 의료계에서는 작년 말 부산시의사회의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전국 각 시도의사회의 릴레이 집회가 이어지면서 2월 전국 의사 궐기대회를 향한 사전 바람몰이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의협은 이달중 전국 시도의사회 총무이사와 홍보이사 연석회의를 시작으로 내달초 전국 시군구의사회 대표자회의를 갖는 등 궐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의협은 2월 궐기대회의 핵심 아젠다로 선택분업 전환을 비롯해 불합리한 고시 개정, 건강보험개편 등을 제시, 의료계의 힘을 결집시킨다는 전략이다.

더구나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2월 궐기대회가 갖는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전국의 의사 집회를 통해 의료계의 단합된 힘을 대내외에 과시할 경우 정치권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 집회의 모토가 되는 선택분업 전환, 불합리한 고시개정, 건강보험 개편 등이 모두 대정부 협상에서 정치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협이 성공적인 집회를 이끌어낼 경우 '정치세력화'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정부가 가지는 부담감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은 물론 의료계의 표심을 의식한 총선 출마자들이 의료계가 제시한 핵심 아젠다에 다시 한번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정책 사항으로 채택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2월 궐기대회가 지지부진하게 끝날 경우 의협이 직면하게 될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신상진 전 의협회장의 경우 재직기간중 수 차례 대규모 집회를 시도했지만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실패, 대정부 투쟁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누구보다 이 같은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현 김재정 회장이다.

김 회장은 새해 인사를 통해 "2월 22일 전국 10만명 집회는 우리 의사들을 '쥐었다 놓으면 흩어지는 모래알'이라고 말하는 정부와 언론에게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투쟁이 될 것"이라며 "교수, 개원의, 병원의사, 전공의, 학생 그리고 모든 의사가족이 다 모이는 집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일단 모든 법적 책임과 처벌을 저와 집행부가 질 것"이라고 밝혀 2월 집회에 승부수를 띄운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의료계가 흩어지는 '모래알'이 될지 끈끈하게 뭉치는 '찰흙'이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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