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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미래 의사는 사양 직종이다"
[ 2004년 01월 05일 11시 57분 ]
개원가에서는 올 한해도 지난해에 이어 불황의 터널이 계속될 것이란 예측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오는 2월 과천에서 열리는 전국의사궐기대회를 정점으로 개원의들의 현실여건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04년도 개원가 상황을 상, 하 2회로 나눠 알아본다. [편집자주]

"의사들 경영마인드 부족"

개원의는 자영업자가 거의 대부분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도 하나의 경영자에 속하지만, 실제로 개원의들은 경영마인드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이 경영학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영 전문가들이 이처럼 주장하는 배경에는 시장경제 사회에서 한 업종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수요자와 공급자간 정당한 대가를 주고받으며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가 기저에 깔려있다.

즉, 의료서비스에 대한 공급자와 수요자가 서로 정당한 가격을 대가로 그 거래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은 정부의 일방적인 수가 통제시스템으로 인해 일방적인 가격에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도록 강제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올바른 경영마인드를 가진 경영자라면 이 같은 현실속에서는 절대로 제대로 된 거래가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즉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례로 국가의 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대병원마저도 얼마전 300만원을 호가하는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을 보면 현행 건강보험제도 수가가 얼마나 비현실적인 지를 반증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날로 늘어나는 의사들로 인해 개원가는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러 무한경쟁속에 빠져 있지만, 경기불황에 따른 환자의 내원빈도 감소 탓에 그 앞날이 암울할 정도다.

개원가 어려움 반증하는 또다른 증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이후 의원급 의료기관에 지급된 총 요양급여비용은 매년 증가했다. 2000년에 4조6851억원이 지급됐고, 2001년에는 5조8469억원, 2002년에는 5조9638억원에 이르면서 매년 늘어났다.

하지만 작년에는 5조9118억원 정도에 그쳐 전년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총액규모로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에 지급된 급여비는 일반적으로 증가했지만, 총 요양급여비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00년 총 요양급여비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급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35.65%였지만 2001년에는 32.81%, 2002년 31.29%로 감소했고, 작년에는 29.62%로 예상돼 3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원의 수는 최근들어 매년 거의 10% 가까이 증가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이 차지한 요양급여비용의 비율은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한 개원의는 "만일 자식이 의대에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냐"라는 질문에 "자식이 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경제적으로 돈도 벌고, 일에 대한 보람도 느낄 생각이라면 만류할 것이고, 단순히 하는 일에 대해 보람만 찾겠다면 찬성할 생각"이라고 말해 의사란 직종의 어려운 현실을 대변했다.

또 다른 개원의도 "현행과 같은 시스템에서 의사란 직업은 앞으로 사양직종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견하면서 "외환위기(IMF)를 겪을때처럼 당장은 어렵더라도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란 희망이 있으면 괜찮겠지만, 현재는 그러한 희망마저 보이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비제도권 의료비용 제도권으로 끌어들여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수(출산율)는 1.17명으로 이탈리아(1.24), 독일(1.29), 프랑스(1.9)등 유럽의 대표적인 저출산국보다 낮았다.

이 같은 저출산 기조는 2002년 한해동안 태어난 신생아수(49만5000명)가 전년도(55만7000명)보다 6만2000명이나 줄어드는 등 점차 그 폭이 커지고 있다.

저출산이 초래할 가장 큰 문제는 인구 감소로 인해 빚어지는 각종 부작용이다. 의료계에서는 저출산율로 인해 산부인과 개원의들의 희망이 빛을 잃은 지 오래다. 분만 건수 및 신생아 수 감소에 따라 소아과도 마찬가지로 그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같은 저출산율은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이비인후과, 비뇨기과, 안과 등 의료계 전반적으로 파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최근 2∼3년동안 산부인과, 소아과, 피부과, 진단방사선과 등의 외형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처럼 개원가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가현실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데 개원의들은 이의가 없다. 수가현실화가 이뤄져야만 환자에게 적정진료를 보장할 수 있고, 현재처럼 '3분진료'라는 말이 사라질 것이란 얘기다.

일각에서는 비제도권으로 지출되는 의료비용을 제도권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비제도권으로 들어가는 의료비용이 제도권으로 들어가는 비용보다 더 많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불법, 사이비의료 뿐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여러가지 치료 등 비제도권으로 지불되는 비용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면 의사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파이'가 순식간에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합해 불법 사이비 의료를 척결하는 의지와 행동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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