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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불패(不敗) 신화 깨진 박카스
[ 2004년 01월 13일 21시 44분 ]
호사다마(好事多魔)와는 격이 다르지만 지난 한해 제약계 설화(說話)의 중심에 섰던 품목을 꼽는다면 단연코 동아제약 박카스를 들 수 있다. 국내 제약계를 상징하는 대표 품목이라는 관심이 낳은 부산물이지만 설왕설래(說往說來), 좀처럼 설(說)이 가시질 않았다.

매출액부터 시작 점유율 하락, 시장 상황 등 박카스를 둘러싼 온갖 풍문이 나돌았다. 업계서는 상반기 제약계 성장률 추락을 박카스 판매량 저하와 연관시키는 추측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그 만큼 박카스가 상징하는 '위치'는 절대적이다.

이 같은 설에 대해 동아측 반응은 "그게 아니다" "상대적으로 비교하지 말아라" "진원이 어디냐" 등 분주했다. 본질을 비껴간 설(說)의 난무로 회사측은 난처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설마했던 박카스 매출은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 것도 두 자리대인 10%정도 줄었다. 2000억을 넘기기로 했던 목표가 여지없이 깨지면서 1800억 정도로 추계된다. 회사의 전체 매출도 뒷걸음치는 결과를 맛봐야 했다. 효자품 박카스의 위축이 결국 회사 성장률 저하로 이어진 것이다.

전년도 월드컵이라는 특수를 맞아 사상 최대의 매출고를 올렸던 것에 비하면 회사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박카스 판매 역사상 드문 사례였다.

회사는 박카스 매출액이 줄어든 요인을 몇 가지 소개했다. 국가 전체적으로 불경기였고 여기에 날씨까지 따라주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는 비가 많이 와서 재미를 볼 수 없었다.

2002년 12월 가격 인상에 따른 저항, 강문석 사장 취임에 맞춰 약국의 재고를 털어낸 것을 비롯 회사측은 "2002년 월드컵이라는 특수에 맞춰 고성장했는데 그 때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회사는 "괜찮다"고 위안하지만 위기의식은 필연적이다. 회사가 올해 OTC(일반의약품) 마케팅본부를 신설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외부에서 본부장을 영입했고 박카스 매출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특명과 맞물려 별도 조직이었던 홍보와 광고팀을 산하로 배치시켰다.

전체 매출의 65%가 전문의약품에서 이뤄지는 회사가 OTC에 사활을 걸고 나선 것이다. 드러내지는 않지만 그 중심에 박카스가 있다. 올해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 그런 상황서 박카스가 부활의 순항 깃발을 올려 일반약 매출 2000억 시대를 열지 자못 기대해본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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