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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대 몰림 현상은 상투잡는 격"
[ 2004년 01월 15일 01시 38분 ]
의사를 희망하는 수험생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것도 고득점자들에서 더욱 확연하다. 이미 여러 리서치기관의 직업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의사는 당당히 1위의 자리에 올라있다.

의사를 선택하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와 직업 안정성, 적은 구속, 보람 및 명예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상투를 잡는 격"이라며 우려감을 표한다.

'상투를 잡는다'는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에서 곧 잘 쓰이는 은어다. 너도 나도 몰릴 때가 내리막길이 자명한데도 투자할 때를 일컫는다. 이 때는 주변에서 아무리 말려도 돈을 투자한다. 바로 그 시점이 돈을 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투를 잡을 때는 이유가 있다. 정보가 부족하거나 잘못 분석했을 경우, 다른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을 때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된다.

의대에 지원자가 몰리는 요즘의 형국이 바로 이 모양새와 유사하다. 여전히 드라마와 TV에 보여지는 돈 많은 상류층 의사들. 이 속에서는 부도로 자살하는 의사나 의대를 떠나는 의대생들의 모습은 전혀 비춰지지 않는다.

이러한 잘못된 정보들이 어느 과를 지원해도 앞길이 막막한 최근의 취업난과 경제난과 맞물려 의대라는 상투잡는 선택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 의료계 인사는 "현 의료계의 어려운 현실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돌아오는 이야기는 '배고파도 의사지'라는 잘못된 인식 뿐"이라며 "지금은 의대로 지원자가 몰려야 할때가 아니라 현 의사조차도 업종 변경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한다.

"주식에만 투자하면 돈을 버는 것 아닌가요?" 구두닦이의 이러한 말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모두 팔아버렸다는 미국 거부(巨富) 카네기의 일화가 있다. 작금의 수험생들은 "의사만 되면 미래가 보장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묻고 있는 듯 하다.

의료계는 의사 과잉 현상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정부도 이를 수용, 정원감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마련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수험생과 이를 독려하는 부모들에게 이는 마이동풍이 아닌가 싶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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