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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의보감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판결
[ 2004년 01월 24일 01시 17분 ]
【서울=뉴시스】 북한판 동의보감 한글 번역서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국내 유명 한의대 교수들에게 무더기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재판장 조관행 부장판사)는 24일 북한의 한 출판사가 발간한
'동의보감' 한글 번역서의 남한내 출판권을 갖고 있는 이모씨가 출판사 사장 김모씨
와 전 K대 한의대 학장 D씨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김씨와 D씨 등 한의대 교수 18명 등은 이씨에게 총7천3백7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한문 번역서를 주로 번역해 출판하는 B문화사를 운영하는 김씨는 지난 1997년 당시
한의대 본과 3학년이던 김모씨로부터 동의보감 대역본 출판을 제의받고 이와 관련
한 자료를 넘겨받았다.

그런데 이때 넘겨받은 한글 번역본은 국내에서 Y출판사를 운영하던 이씨가 지난
1994년 출간한 '북한판 동의보감' CD롬에서 그대로 발췌한 것이었다. 이씨는 1993
년 12월 중국 심양의 조선족문화예술관 부관장인 윤모씨로부터 15년간 북한판 동의
보감 출판권을 설정 받고 주요 어휘 등을 남한 실정에 맞게 수정해 이듬해 4월 남한
에서 이를 출판했다.

B문화사의 김씨는 넘겨받은 자료를 당시 K대 한의대 학장 D씨에게 서문을, K대 한의대 A교수 등 교수 17명에게는 본문 교정을 부탁했고, 이들이 동의보감 원문을 모두
분담해 직접 번역한 것으로 해 1999년 12월 대역본 동의보감을 출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은 Y출판사에서 나온 21만원보다 싼 9만원에 판매됐고, 이에 이씨는 저작
권 침해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출판업자 김씨 등은 북한판 동의보감 내지 Y출판사에서 나온 동의보감을
무단으로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북한판 동의보감의 저작권자인 북한의 출판사로부터 적법하게 남한내 출판권을 설정받은 이씨의 출판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D 전 학장 등은 북한판 동의보감을 무단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동의보감을 직접 번역해 출판한 것처럼 보이게 했으므로 역시 출판권 침해로 인해 이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양영권기자 yy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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