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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안된 유전자검사 '오남용' 성행
[ 2004년 01월 26일 10시 16분 ]
"유전자검사를 통해 개인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질적 특성을 파악하고 지능, 성격기질(인성), 적성 검사로 이러한 기질들과 개인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 발현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모 바이오벤체에서 자사의 유전자검사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업체의 홍보 내용과 달리 의학계에서는 아직까지 지능이나 적성 등 일반적 소인에 관한 유전자 분석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바이오업체들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적성이나 지능 등에 관한 유전자 검사를 상업적으로 악용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의료계 및 바이오벤처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전자검사를 실시하는 바이오업체는 20여 곳에 달하며, 이들 업체중 상당수가 적성이나 지능 등에 관한 유전자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국내 D업체의 경우 '종합능력검사'란 유전자검사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질적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지능, 성격기질(인성), 적성 검사가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P유전자연구소는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검사 프로그램으로 체력 관련 유전자 검사를 비롯해 호기심이나 비만 관련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H업체의 경우 국내 모학습지업체와 제휴를 맺고 청소년들의 학습능력과 관련된 유전자검사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문제는 이들 업체들이 제공하는 지능이나 적성과 관련된 유전자검사의 경우 의학적으로 그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가 2001년 유전체검사를 실시하는 바이오업체 중 '소인검사'를 실시하는 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업체들은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연구결과를 근거로 특정 유전자에 대한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업체들이 과학적 근거로 제시한 연구논문 역시 소인검사와 관련성이 과장되거나 심지어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병원의 한 임상병리 전문의는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흔한 질환이나 키나 적성, 지능 등과 관련된 유전자 분석은 기껏해야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며 "유전검사로 비만이나 지능, 학습능력 적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사기에 가까운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유전자 검사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마땅한 관련 법이 없는 실정이다.

유전자 검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생명윤리법이 작년말 국회를 통과했지만 정식 시행시기는 내년 1월부터이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는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생명윤리법이 정식 발효되는 내년부터는 과학적 입증이 불확실한 신체외관이나 성격에 관한 유전자 검사는 할 수 없게 된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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