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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 "새집증후군 열풍 과장 됐다"
[ 2004년 01월 27일 10시 49분 ]
전국적으로 새집증후군 열풍이 불고 있다. 某방송 다큐멘터리에서 다뤄지면서 불거지기 시작한 이 열풍은 공기청정기 등 공기정화 가전제품의 일대 특수를 야기시키며 급기야 환경부가 전국 실태조사까지 나서게 했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공기오염에 대한 중요도를 환기시킨다는 측면에서는 고무적이지만 현재의 열풍은 지나치게 과장돼 있으며 근거 또한 미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화학물질과민증 중 아말감, 아토피 피부염 및 비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묶어봤다.[편집자주]

‘화학물질과민증(MCS·Multiple Chemical Sensitivity)’이란 새 집으로 이사한 뒤 두통, 피로, 호흡곤란, 천식, 비염, 피부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전문의들은 사실 국내에서는 거의 보고된 바 없는 상황이라고 전한다.

▲화학물질과민증 중 아토피 등 피부염 및 비염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 피부과 전문의들은 지나친 경계와 청결은 오히려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방향제 등 화학물질의 사용을 줄여나가며 이불이나 베개 등의 청결을 유지해 나가는 등의 생활상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지나치게 자주 씻거나 세탁할 경우 세제로 인한 피부염이나 각질로 인한 건조증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비염 등 호흡기 질환을 걱정한 실내공기 정화와 관련해서도 전문의들은 한두달 충분한 환기를 하면 증상이 약해지거나 없어지게 되므로 심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피부염이나 비염 등 호흡기 질환의 경우 유전적이거나 식생활과 관련된 요인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으로 단지 외부 환경에 의한 질환으로만 여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대두된다.

가톨릭의료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비염 등 호흡기 질환은 외부의 공기 오염도나 세균 등과의 연관성도 무시할 수 없지만 선천적인 요인이 미치는 영향도 크다"며 "이번 논란으로 인해 환경부까지 나서서 실내공기 기준을 강화하려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처사"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방송에서 다뤄진 치과 재료 아말감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아말감의 유해성과 관련해서는 미국에서 그 유독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반발을 사고 있다.

아말감은 충치가 생긴 치아를 보강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재료로 환경론자들은 수은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유해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한 치과 전문의는 "아말감 등에 대한 유해성 논란은 이미 선진국에서 빈번하게 일고 있었고 소송에서도 기각된 바 있다"며 "수은 등에 대한 노출도는 오히려 재료를 만드는 제조업자에게 더 심하며 이 또한 최근에는 플라스틱콤파운드의 일종인 레진 등 다른 제재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발을 제기했다.

실제로 미국 발티모어 순회법원과 조지아주 법정은 아말감의 수은중독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및 환경 단체의 소송에 대해 유해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를 기각한 바 있다.

이어 그는 "환자에게는 별다른 유해성이 없는 데도 이번 방송이 나간 이후 아말감에 대해 문의하며 금으로 대체해주기를 바라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수익적 측면에서는 이득이 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늘어나는 등 좋지 않은 현상이라고 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방송국 홈페이지에는 '아내가 임신 6개월에 유산했다. 거실은 합판 마루이고 벽지는 본드를 사용한 것 같은데 혹시 이런 환경이 유산의 원인은 아니었을까'등 걱정하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근거가 미미한 역학조사 등에 의한 과장된 열풍으로 인한 강박관념으로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사실상 방송에서 보도된 노점상 근무자들의 정자 활동력이 일반 사무직 보다 낮은 것이 거리의 배기 가스 등이 관련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내용 등은 단순한 역학조사에 의한 추정에 불과한 것일 뿐 근거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한 피부과 교수는 "실제로 화학물질과민증에 걸린 환자의 경우 공기 정화기나 자연 세제를 사용한다고 해서 증상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전적 요인 등 근본적으로 다른 기전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는 부분"이라고 우려감을 전했다.

예방의학-알레르기 한 전문의 또한 "방송에 나온 사례들은 아주 극단적인 예들이며 근거로 제시된 연구들도 대부분 단기간에 이뤄진 역학 조사들일 뿐"이라며 "환경오염이 인체에 유해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장되게 전달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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