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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의·약사들은 치외법권?
[ 2004년 02월 02일 11시 01분 ]
대통령 측근비리, 대선자금에 이어 경선자금 비리 등 연초부터 정치계에 '비리'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내 정치 특성상 "별다른 일이겠나" 싶지만 의약계가 이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검찰수사의 칼날은 뇌물 공여자와 수혜자 모두를 겨냥하고 있으며 실제 사법처리 된 사안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권력에 의한 처벌의 성역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액수의 차이일 뿐 사안별로 보면 의약계의 '관행'과 '비리' 수준도 정치판의 그것에는 못미친다 해도 타파해야 할 영역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의약계의 '비리'에는 '의·약사들의 치외법권'이라는 기현상이 잔존해 있다. 현행 약사법에서는 뇌물 수수자에 대한 처벌 항목을 찾아볼 수 없다.
의약계의 비리사건이 터질때마다 처벌의 철퇴는 뇌물 제공자인 제약사 몫이었다. 의약사도 그 대가를 치르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쌍방향 처벌의 측면에서 제약사 비중은 더 컸다고 볼 수 있다. 고객인 의약사를 보호하지 못한 제약사는 표적이 된다는 사실은 더욱 이 같은 기현상을 부채질했다.
얼마전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 처분 명단에도 제약사들 이름만 올라와 있을 뿐 이를 수혜한 사람들은 없었다.
그렇다면 제약사들이 돈 쓰고 매맞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자청하겠는가? 제약사 관계자들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의사와 약사들이 원하면 따라갈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물론 그 동안 여러가지 개선 노력으로 의약계의 접대 관행은 상당부문 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제약사와 의·약사간의 건전한 관계 정립까지는 아직 역부족이란 인식을 지울 수 없다.
쌍방향 처벌은 의약계가 지향하는 목표점 도달에 첩경을 제시할 수도 있음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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