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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보건소, 7개월간 1600명 원격진료
[ 2004년 02월 04일 10시 10분 ]
4일(수) 오후 2시 강남구보건소 2층 원격진료실.

이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 안성국씨가 헤드폰처럼 생긴 원격시청진기를 귀에 꽂은 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잠시 후 컴퓨터 화면에 원격화상이 뜨자 60대 후반의 할머니가 나타나자 의사가 화상을 보며 전자차트로 그간의 진료내역을 살펴본다.

"할머니 몸은 많이 좋아지셨죠. 혈압은 정상이시네요."

의사는 다시 원격화상을 보면 저 멀리 원격지에 덜어져 있는 환자의 가슴에 올려진 원격시청진기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청음진찰을 한다.

잠시 후 의사는 환자에게 몇 가지 주의사항을 전하고 전자차트를 이용해 처방전을 발송한다. 원격진료시스템을 이용한 원격진료는 6분 정도 진행된 후 끝이 났다.

◆7개월간 1600여명 원격진료= 강남구 보건소는 작년 4월 국내 보건소 중 처음으로 원격진료 서비스에 들어갔다.

강남구 보건소에 구축된 원격진료시스템은 보건소와 지역내 일원1·2동, 수서동 동사무소를 원격영상진료 시스템으로 연결한 것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보건소에 근무하는 담당의사는 각 동사무소로 찾아오는 환자를 진찰하고 처방전을 발급한다. 물론 각 동사무소에는 담당 간호사가 근무하면서 보건소 담당의사의 진료를 보조한다.

그러나 현재 제공되는 원격진료 서비스는 이용에 제한이 따른다.

강남구 보건소는 일원1·2동과 수서동에 거주하는 지역민중 기초생활수급권자나 장애인, 만65세 이상 노인환자 중 거동이 불편한 보건소 재진환자(의료급여)들을 대상으로 고혈압이나 당뇨, 퇴행성관절염 등 만성질환자를 주로 진료한다.

이는 원격진료 서비스에 대한 보험수가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건강보험 환자를 진료할 수 없다.

강남구 보건소 관계자는 "지난 4월 중순 첫 원격진료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약 1600여명이 진료를 받았다"며 "하루 평균 20여명, 한달 평균 500∼600여명이 원격진료를 이용한 셈"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보건소는 삼성서울병원 및 서울아산병원과 진료협약 관계를 체결, 이를 통해 진료의뢰시스템도 구축해 놓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환자의 상태를 진찰한 후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라 3차 의료기관의 진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에 진료 의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격진료를 이용하는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원격진료 서비스를 이용한 한 환자는 "일단 가까이 있는 동사무소를 찾아가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먼곳까지 가야하는 불편이 없다"며 "또 진료를 받으면서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여러 가지로 편하다"고 말했다.

◆원격진료 활성화, 아직은?= 국내에서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건소는 강남구 보건소 단 한 곳뿐이다.



현재 강원도가 도내 12개 보건진료소에 원격화장진료시스템 구축을 추진 조만간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원격진료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원격진료에 대한 의료수가가 결정돼야 한다.

강남구 보건소는 현재 의료급여 환자나 65세 이상 본인부담금 면제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보험 수가에 준하는 수준의 원격진료비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의료보험 환자가 원격진료를 받을 경우 명확히 얼마의 진료비를 청구해야 할지 정해진 바가 없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원격진료 도입을 꺼릴 수밖에 없다.

또 원격진료 과정에서 의료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적인 책임 소재가 명확치 않다는 점과 시스템 구축을 위한 초기 비용 부담 등이 원격진료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강남구 보건소에서 원격진료를 담당해온 안성국씨는 "원격진료가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등 반복처방을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자들에게는 상당히 편리하다"며 "그러나 원격진료가 활성화돼 건강보험 대상자에게 확대될 경우 지역의 1차 의료기관이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상기기자 bsu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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