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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 신검 판정기준 부재, 질환자 불이익 '논란'
[ 2004년 02월 18일 02시 02분 ]
의료계가 채용신검에 일관된 기준없이 임해 채용과정을 혼란시키고 질환·장애자 인권침해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대책마련이 촉구된다.

가톨릭의대 이영석 교수는 17일 B형 간염자 취업문제와 관련한 심포지엄에서 "채용신검 판정에 있어 의사들간에 합의된 바가 없어 채용과정에 혼선을 유발, 질환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한다"며 "이를 공론화 해 일관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방도를 세야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채용신검에서 의사의 판단은 절대적 영향력을 갖는다. 고려대 최재욱 교수도 "업무 관련 발병 여지가 있다는 판정이 나오면 누가 채용을 하겠는가? 인사담당자는 직접 통보만 할 뿐 의사 판단이 채용당락을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또한 연대의대 이경환 교수는 "B형 간염 산재에 최근 부정판례가 늘고 있는 것은 의학적 소견 제시가 판결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 말해 사회활동 전반에 의사 판단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용신검에 대한 의료계의 일관적인 틀은 없는 상황이다. 같은 증세를 두고도 의사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합격여부가 판이하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한 토론 참석자는 "실제 근무시 건강상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한 사람에 대해 회사측과 구직자의 호소로 채용가능 판정을 내렸으나 곧 건강상에 문제가 생겨 분란이 발생한 일이 있다"며 이 같은 실정을 강조했다.

간사랑 동우회 윤구현 총무는 "B형 간염은 보균확인에 약 6개월이 소요되나 현 신검은 열흘 정도에 불과하고, 보균자중 무증상보유자는 전염위험이 없는데도 전염가능자와 같은 수준의 제약을 받는다"며 현 제도의 불공정함을 지적했다.

신검 판정은 장애·질환자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모자보건법은 전염병 환자에게 인공임신중절을 허용하는 등 질환·장애정도 판정은 인권침해 논란의 영역에까지 이른다.

이에 의료계는 일관적인 판단의 틀을 마련해 판정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확한 과학적 근거에 의한 세밀한 규정을 제시하는 등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유미기자 yamiru@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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