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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藥 먼저주고 처방전받는 편법 '성행'
[ 2004년 02월 24일 02시 11분 ]
서울 소재 A약국. 한 당뇨 환자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처방 받아오던 몇가지 약을 약사에게 요청한다.
약사는 환자가 요구하는데로 약을 먼저 건낸다. 이 약은 전문약이지만 환자는 처방전을 갖고 있지 않다.
“벌써 4년째 먹고 있는 약인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 일단 약 부터 받았습니다”라고 환자는 말한다.
약사는 환자가 가져간 약품명을 챙겨 그동안 약처방을 받아오던 의원에 전화로 알린다. “이렇게 약을 먼저 줬으니까 처방 좀 내려주세요”라고….
최근 개원가에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온 환자에게 약을 먼저 내어준 이후 처방전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책이 시급하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일은 내과나 소아과 등에서 진료를 받는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정기적인 약 처방 필요성과 환자가 자신이 복용하는 약을 잘 알고 있다는 점 등이 주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의약분업 시행이 점차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개원가와 인근 약국사이의 연계 시스템이나 유대관계 등이 형성돼 있는 상황으로 의사들이 한두번은 이같은 편법 사례를 용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 내과 개원의는 “처음에 몇 번 약을 먼저 주고 나서 처방전을 내려달라는 요청이 와 그냥 처방전을 줬는데 요즘들어 빈번하게 요구해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아과 개원의도 “약국에서 여러번 그러한 요청이 와서 일반으로 처리했더니 약값이 비싸서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며 “편법을 요구하는 요청에는 강경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이 제보가 들어온 구 의사회에 따르면 이 같은 일은 비단 이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구 의사회 한 관계자는 “현재 여러 지역 의사회에서 이러한 일에 대해 보건소에 고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자는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며 “인정과 안면 등에 이끌려 한두번씩 그냥 용인하다보면 이 같은 편법사례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의약분업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만큼 의사들 스스로가 이러한 일들을 먼저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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