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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있는 '고가 건강검진기기' 많다
[ 2004년 03월 01일 14시 30분 ]
대형병원에서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고가건강검진기기 중 놀고 있는 기기들이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이 기기들 중에는 고가의 기기인 만큼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별 효용이 없는 경우도 발견돼 환자의 부담만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실정이다.

한 의료계 인사는 “건강검진센터를 통한 수익이 병원 경영에 효자노릇을 하면서 고가 건강검진기기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도입되고 있으나 수요가 많지 않아 실제로는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종합건강관리학회 학술대회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건진센터로서는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S병원의 경우 폐암을 20분만에 진단하는 기기를 도입, 200여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용했으나 폐암은 1건도 발견되지 않는 등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사한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A병원에서도 소아와 영유아의 체형에 맞춘 고가 건강검진기기를 구비했으나 평균 한달에 1~2건에 불과한 환자만이 이를 이용할 뿐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고급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었던 또 다른 S병원에서는 개소 초에는 고가 기기를 이용한 검사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의 구입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점차 기본 검사 수준의 건진 프로그램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상태다.

서울 소재 C병원 역시 남성 호발암을 특화한 건진 프로그램에 맞춰 비싼 기기들을 수입해왔으나 사용을 원하는 환자가 3달 가까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각 병원별 도입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PET 등의 기기도 질환 민감도가 높아 타 경질환 발견 빈도는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대외적으로 표방되고 있듯이 암의 진단에는 아직 국내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대학병원 건진센터 관계자는 “여성이나 암을 특화한 건진 프로그램 이외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반적인 검사를 원하고 있다”며 “특히 고가의 기기만큼이나 검사 비용이 비싸 환자들이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병원별로 경쟁적으로 도입, 이를 홍보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환자들이 거의 찾지 않고 있어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건진센터 관계자들에게는 골칫거리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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