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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 것만 진료하는 의사?
[ 2004년 03월 08일 14시 15분 ]
의료기관의 진료거부 문제가 보도되면서 일부 의사들의 부도덕성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의료왜곡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MBC는 최근 뉴스데스크 카메라고발을 통해 일부 의료기관의 보험환자 진료거부 문제를 집중조명했다.
이날 MBC는 치과와 안과, 성형외과, 산부인과가 보험진료를 거부하고, 돈이 되는 치아교정이나 라식수술 등의 환자들만 치료한다고 메스를 들이댔다.
MBC는 이들 의료기관들이 보험환자를 진료하지 않는 것은 오직 돈벌이에 급급하기 때문이라고 결론내리고, 안과에서 결막염을 치료할 때 진료수입이 2만원 안팎이지만 비보험인 라식수술을 하면 3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어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가자 한 시청자는 "돈에 눈이 멀어서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할 의무를 져버린 인간들을 그냥 놔두면 안된다. 우선은 법적으로 처벌하고 그런 인간들에게는 의사자격증을 회수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세금을 받고 일하는 공무원들이 형식적으로 움직이기나 하고 국민의 복지를 위해 하는 것 없다"고 비난했다.
진료거부를 하는 의료기관과 의사는 당연히 엄벌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의사들이 받고 있는 진료수가가 진료왜곡을 막을 정도로 적정한지, 대다수 의사들이 여기저기 기웃대지 않고도 의료기관을 운영할 여건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시청자들이 균형감을 잃지 않는다.
복지부는 누차에 걸쳐 현재 의료수가가 원가의 80% 수준에 불과하며, 저부담-저급여 시스템을 적정부담, 적정급여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지난 2002년 공단과 의약계 5단체가 서울대 등 4개 연구컨소시엄에 적정단가 산출을 의뢰한 결과 당시 수가인 53.8원을 기준으로 할 때 원가분석기준 적정수가는 병원급 이상이 65원, 의원이 56.2원, 치과가 117.36원, 한방의원이 53.09원, 약국이 52.10원이라고 발표했다.
다시 말해 수가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연구자들은 비급여 등이 포함된 경영수지 측면에서는 수가 인하요인이 있다고 피력해 수가협상 때마다 논란이 되고 있긴 하지만 시장원리상 의료원가 보상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저수가 뿐만 아니라 재정 파탄 이후 복지부가 재정안정대책과 심사강화, 각종 진료규제 등으로 진료비를 대폭 억제해 왔고, 여기에다 정책 부재로 인해 개원이 급증하면서 상당수 의료기관들은 다양한 생존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최근 열린 대한여성비만노화방지학회 창립대회에는 당초 예상을 깨고 산부인과 의사 이외에 가정의학과, 내과, 일반의 등이 대거 참여하면서 1600명 이상이 입장해 그야말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고 한다.
학술대회 명칭도 '존폐위기에 몰린 개원가의 생존을 위한 특별연수강좌'라고 이름지었다.
"산부인과는 이제 단독으로 개원했다가는 망하는 길로 가는 지름길이 돼 버린 상황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살아나갈 수 있을지 오늘 같은 학술대회를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보려고 참석했다"는 한 산부인과 의사의 말은 왜곡된 의료시스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진료거부 의사를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정진료를 가로막는 의료시스템의 문제는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할 때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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