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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盧탄핵' 정치세력화 기로선 의협
[ 2004년 03월 15일 11시 09분 ]
그동안 정부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입장표명을 아끼지 않았던 의료계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데 대해서는 유독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헌법재판소의 심판결과가 나오기 전에 의협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적극적인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개원의는 "현재의 어수선한 탄핵정국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면서 자신의 본분을 지키면 금명간 안정을 되찾을텐데 언론이 너무 지나쳐 오히려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의협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하루빨리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립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반면, 한편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의료정책을 강력히 비난하며 오히려 의협이 탄핵을 찬성하는 입장에서 뭔가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강경적인 주장도 나온다.

또다른 개원의는 "현재 의협은 여론이 두려워서, 그리고 사회지도층이라는 점잖은 사고방식 때문에 가만히 있지만, 그동안 '죽어가는 개원가를 살려야 한다'며 목청 높였던 주장들은 무엇이냐"면서 "의협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일조를 했어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협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 선뜻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협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일부 회원은 속시원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가 하면, 일부는 국민들의 전반적인 여론에 동참하는 쪽으로 의견이 갈라지고 있어 입장표명이 매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부적으로 드러내놓고 의견들을 개진하는 회원들은 노 대통령 탄핵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하고 있을 뿐이지 전체 의료인의 생각이라고는 볼 수 없고, 침묵하고 있는 대다수 의료인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병원계의 한 관계자도 "현재의 어수선한 상황은 가만히 놔두어도 이번 주말쯤에는 평상시로 다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며 "현 시국에 대해 의연한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노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오는 4.15총선에서 표심(票心)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 측면서 공공연히 정치세력화를 외쳐왔던 의협으로서도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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