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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확충은 민간의료기관 견제용?
[ 2004년 04월 18일 15시 08분 ]
공공의료 확충과 관련, 민간의료기관 견제론과 30% 확충 필요성 및 재정투자 우선순위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17일 ‘왜곡된 공공의료의 위상과 역할 재정립 방안’을 주제로 제10차 의료정책포럼을 열었다.
이날 서울대 보건대학원 권순만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이 7.6%에 불과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막연히 수를 늘리는 것이 최선의 정책목표가 되긴 어렵다”면서 “이에 앞서 기능을 점검하고 무엇을 수행할지 우선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교수는 “가난한 사람일수록 의료이용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여확대가 형평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공공의료 확충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복지부 유지형 공공보건정책과장은 “공공의료 확충은 희귀 난치성 서비스나 재활 등 민간이 공급하기 어려운 분야를 우선적으로 한다”면서 “과잉공급된 급성기병상 2만3천여개가 요양병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융자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병원급 이상 병상을 기준으로 2009년까지 공공병상을 29.4%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는 것이 유 과장은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 윤희숙 공공투자관리센터 부연구위원은 공공의료기관의 민간의료 견제론을 폈다.
윤 부연구위원은 “공공의료가 의료시각지대를 없애는데 있다는 것에 대해 이견이 없지만 그것만이 기능의 전부는 아니다”면서 “공공의료기관이 민간보다 진료비를 낮게 하면 견제와 모범이 될 수 있으며, 공공과 민간의 경쟁이 곤란하다는 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윤 부연구위원은 “공공의료 확충에 찬성하지만 왜 30%까지 확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특히 공공병원이 수익성을 내야 살 수 있는 구조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어불성설이며, 공공성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강릉의료원 김강희 의료원장도 이같은 주장에 동의했다.
김 의료원장은 “지난 2002년 34개 지방공사의료원 가운데 3곳만이 흑자를 냈는데 의료수익이 아니라 영안실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주진료층이 저소득층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수익성이 없으면 매각하는 것이 올바른 역할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방공사가 수익성을 강조하다보니 생존전략으로 비급여 확대, 무료진료 축소, 부대사업 확대 등을 하고 있어 민간의료와 차별성이 희박하며 시설, 장비 현대화를 통해 만족도 향상이 양적 증대보다 우순순위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민간의료기관의 의료비 급등, 왜곡진료 견제가 공공의료기관 자긍심이며, 정체성이 확립하는 순간 올바른 길로 들어설 것으로 믿는다”고 역설했다.
반면 부산시의사회 김홍식 총무이사는 “공공의료 확충은 목표가 아닌 수단”이라고 일축하면서 “국민의 필요에 의해 확충여부가 결정돼야 하며 30% 확충 재원과 운영재정, 우수 의료인 유치 가능성 등에서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료기관들이 급여가 되지 않는 고가장비를 많이 쓰는 것도 급여 수입이 보존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급여 현실화가 절실하며 민간의료와 공공의료간 역할 분담 또한 모호한 상황에서 공공의료를 늘리는 것은 국민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란 입장을 피력했다.
안양의 한 개원의는 “보건소 주변 병의원은 하루에 20~30명의 환자 밖에 보지 못하지만 보건소는 200명 이상 보는데 이는 민간병원 견제가 아닌 죽이기”라면서 “보건소가 진료 때문에 방문진료사업을 갈 시간이 없으니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김재정 회장도 축사에서 “정부가 공공의료기관과 민간의료기관간 경쟁붙이기를 하고 있으며 보건소가 구청장 선거운동으로 변질하는 있고, 잘못된 보건소 운영으로 인해 회원간 불만이 높다”고 포문을 열었다.
한편 복지부 유지형 과장은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와 같이 민간이 의료를 주도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어느 수준까지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국가 질병 대처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 차상위계층, 중산층까지 공공서비스 이용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며 민간의료 견제론에 공감을 표시했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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