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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의협 집행부 흔들기와 여대야소
[ 2004년 04월 21일 15시 11분 ]
김재정 의협 회장이 최근 의협 직원의 공금 횡령사건에 이어 의협 게시판 찬반 의견 조작 문제로 인해 일부 회원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는 등 취임 1년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의료개혁국민연대를 포함한 일부 의료계 인사들은 의협이 변화하는 시대조류에 따라갈 능력이 없다면서 의협 집행부를 해체하거나 전면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발생한 의료법 시행규칙상 간판 규정 개정, 의협 게시판의 찬반이견 조작사건, 협회 직원의 13억여원 횡령을 3대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조치가 미흡할 경우 대의협 투쟁을 벌이겠다고 천명하고 나섰다.
의협 직원의 공금횡령 사건에 대해서는 집행부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며, 재발방지책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의협 집행부가 이 같은 문제를 사전방지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최종 연구결과에 따라 보완책을 시행하기 직전 사건이 터졌다는 점과 김 회장이 횡령사실을 솔직히 시인하고 회원들에게 누차 사과했다는 점에서 회장 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
또한 일부 의사들이 의협 홈페이지내 플라자에 올린 글에 대해 반대투표를 조장했다며 김 회장 사퇴와 연계하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더욱이 의협이 조직적으로 그 과정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특히 총선이후 여대야소로 개편돼 대정부 및 대국회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의료계 수장의 퇴진 요구에 간판 문제를 끌어들이는 것은 특정 집단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김재정 집행부 1년을 돌이켜보면 출범 직후부터 의료개혁투쟁을 선언하면서 개원가의 경영난 등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의료계 정치세력화를 위해 2월 집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일부지만 4월 총선에서는 의료계의 조직적 대응이 위력을 발휘한 측면도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 집행부에서 볼 수 없었던 권위주의 청산 시도이다.
간호사와의 상호존중선언이나 연수교육 강화, 부도덕한 의사 내부신고센터 개설, 의료광고심의특별위원회 설치 등 내부정화사업은 국민신뢰를 회복하고 의료계가 전문가집단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표적인 사례임을 부인할 수 없다.
여대야소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참여정부에서 여대야소 상황은 의료계에 과거와 다른 치밀한 생존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측면서 집행부를 가감없이 비판하되 때론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양보와 타협, 실리를 이끌어낼 수 없다. 집행부 흔들기에만 몰두하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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