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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냉면 집 주인한테 혼난 교수
[ 2004년 04월 28일 22시 02분 ]
"얼마 전에 냉면 집 주인한테 혼났어요". 최근 만난 대학병원의 한 교수가 기자에게 푸념을 토로했다. "웬 냉면 집 주인!" 속으로 의아해하며 바라보자 교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단골로 찾는 냉면 집이 있는데 우연히 그 곳에서 월급 이야기가 나왔다. 주인은 당연히 대학병원 교수면 수천만원의 월급을 받는 줄 알고 있었다. 당황한 교수는 정색을 하며 손사래를 쳤다. 돌아온 건 "에이 거짓말하지 마세요"라는 답변 뿐. 더 이상의 변명이 통하지 않았다.

이후 그 곳을 다시 찾게 됐을 때 교수는 월급 명세서를 가지고 갔다. 명세서를 받아 본 주인은 믿기지 않은 듯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봤다. 그러면서 왈(曰) "교수님이 냉면집보다 못하네요"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교수는 그 날 "기분이 참 꿀꿀했다"고 한다. 교수의 명예와 권위가 땅바닥에 떨어졌는데 밖에서는 교수가 떼돈 버는지 알고 있는 현실이….

기자는 다른 교수와 만난 자리서 이 사례를 언급했다. 이 교수도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몇 십년 다닌 동네 목욕탕에서 겪은 일이다. 목욕탕 주인은 자신이 한 달에 3000만원이상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해명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앞서 이 교수는 기자에게 어느 모임에서 중소기업 여사장을 만난 후일담을 전해준 적이 있었다. 내용인 즉, 이야기꽃이 활짝 필 무렵 돈 이야기가 나왔다. 여사장이 교수한테 질문을 던졌다. "교수님 월급이 어느 정도 되세요". 취중이었지만 순간 교수는 난감했다. 얼마를 번다고 해야 믿을까 등 고민됐다.

교수는 되물었다. "사장님이 보시기에는 제 월급이 얼마나 될 것 같아요". 사장은 지체없이 자기 생각을 말했다. "한 3~4000만원 되시죠". 교수는 그냥 웃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전자와 후자의 교수는 각 분야서는 국내서 내로라 하는 업적을 쌓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돈보다는 환자 치료와 학문적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매진하고 있다.

후자의 교수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한 뒤 말미에 다음과 같은 고언을 내뱉었다. 이 말은 '정치세력화'니 '국민속으로' 등의 캐치프레이즈로 투쟁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 의료계가 한 번쯤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내가 잘아는 주변 사람들이 개원의사도 아닌 교수가 이 정도 번다고 알고 있고, 실제로 상상하고 있는데 의사들이 '돈 못 번다'고 외치면서 투쟁이니 하면 과연 되겠어요".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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