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누렇게 뜨고 신경쇠약에다 몸도 바짝 마른 채 죽을 날만 기다리는 개탈병과 아이들이 배만 볼록 나오는 영양실조의 차라병을 아십니까?
개탈병과 차라병은 북한사회의 은어이고, 북한의 최근 가장 시급한 보건, 의료분야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상징적인 단어이기도 하다.
최근 북한 용천역 폭발 사고를 계기로 북한의 의료제도와 지원에 대해 새로운 이해와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통일문화연구소를 비롯 한국기독교 의료선교협회, 중앙일보등 사회 각계 각층에서 봇물처럼 제시되고 있다.
이번 용천역 폭발사고에서 보는 것처럼 긴급 재난시에는 신속하고 적극적인 응급의료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나, 항생제 등 기초 의약품과 솜, 거즈, 주사기,수액제,링거주사기 세트 등 기초 진료기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한의 의료 현실을 감안한다면, 과시적인 MRI나 CT 등 첨단 의료장비나 기구들은 안정적인 전기공급과 부품이 이뤄지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북한 의료지원을 돕고 있는 중국 단둥시의 문명남씨와 정소진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수액제 빈병과 링거 주사기 10만세트 보내기 운동을 추진하고 해오고 있으며, 이번 용천역 폭발사고를 계기로 비료와 식량에 집중된 대북지원 못지않게 이들 사업이 조금 더 일찍 추진됐더라면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제까지 주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 방향은 구호차원으로 1995년부터 2004년 2월까지 대북 지원액수는 1조3647억원(식량차관 포함)이었고, 2000년 한해동안 남한으로부터 북한에 지원된 물자 420억원 가운데 보건의료에 집중된 금액은 약 12%인 50억원이 조금 넘는다.
한국누가회 박상은 이사장은 “특히 이번 용천역 폭발사고의 많은 사상자들이 어린이들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북한의 15.6%의 어린이가 캄보디아나 라오스보다 심각한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각종 수인성 전염병과 115만명에 달하는 결핵감염자들을 방치할 경우,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따라서 남북 의료지원시 북한의 고위직 당간부들이 선호하는 CT나 MRI장비 보다는 영양실이나 중환자실 지원이 우선적으로 돼야 하며, 약품도 구충제와 비타민,항생제 등에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 탈북 소아과 의사의 증언이다.
북한의 주요 소아과 질환은 세균성 위장질환, 폐렴, 방광염 등 신장 질환, 기생충 질환, 영양실조 등으로 보고되고 있다.
북한의 심각한 의료 상황은 용천역 폭발사고를 계기로 근시안적인 질병대책이나 지원보다는 왕진가방보내기나 의료시설을 가동시킬 전력 공급,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수질개선, 영양 결핍을 해소하기 위한 식량난 해결 등의 기본적인 보건의료의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특히 일부 남한의 병원이나 지역의사회에서 공명심이나 일시적인 지원책으로 서로 앞다투어 북한을 지원하기 보다는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하여 에너지, 식량문제와 연계하여 체계적인 의료 지원을 통해 북한의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북한의 보건의료지원 사업돕기에는 유진벨재단, 한민족복지재단,어린이의약품 지원본부, 월드비전,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본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이 나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