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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병원 노사 '주5일제' 동상이몽
[ 2004년 05월 18일 02시 42분 ]
오는 7월 병원도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된다. 이를 앞두고 병원들이 설문을 해보니 환자들 대부분이 토요일 진료를 원한다는 결과가 서울대병원에 이어 경희의료원에서도 발표됐다.

그동안 각 병원별 주5일 근무제 대비 태스크포스팀이 이러한 설문조사를 기본적으로 실시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앞으로도 이 같은 내용은 잇따라 발표될 전망이다.

이에 노조측은 "편파적이다" 혹은 "당연히 그렇게 답이 나올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변형 근로를 통한 토요근무를 위한 포석이다"라는 등의 반발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측의 예상된 반박이라고 차치하더라도 여기서 눈여겨 볼 측면이 한가지 있다. 주5일제가 사회 전반의 주요 현안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두 병원 내용 모두 언론이 아닌 병원보에 게재되는 선에 그쳤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이 토요 진료의 당위성을 획득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라는 노조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 처럼 보이는 듯 하다.

주5일제 대응 사항들은 대다수 병원에서 거의 가닥이 마련된 상태다. 그런데도 일체 함구로 일관하고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사는 버젓이 병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원보에 게재됐다.

한 병원 노조 관계자는 "누구나 익숙한 것을 더 선호하듯 국민들이 현재와 같이 토요 진료를 원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환자들의 당연한 생각을 인용, 토요진료에 대해 유리하게 이끌어가려는 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측은 토요 진료 휴무와 관련, 환자들이 당장은 불편할 수 있으나 이를 보완하는 응급의료강화나 중소병원 및 개원가 진료시스템 강화 등의 정책들이 최종적으로 환자들의 편의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온 바 있다.

이 같은 논리는 결국 노조도 환자를 위한다는 대의명분을 근거로 토요 진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귀착하는 것이다.

병원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주5일 근무제가 가져올 여파가 큰 만큼 병원계도, 노조도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쉽사리 뜻을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것이 확실한 듯 하다.

하지만 병원측이나 노조도 모두 "환자를 위해", "환자의 뜻이니까"를 내세우며 환자를 볼모로 자신의 편에 유리한 쪽으로 그 향배를 유도하려는 태도에는 안타까움이 들 뿐이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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