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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수혈의 현주소 지적한 명언(名言)
[ 2004년 05월 20일 00시 32분 ]
"알아서 하되, 문제만 없게 하라!"

대한수혈학회 한규섭 이사장이 19일(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개최한 수혈 관련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의 수혈 관리실태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수혈에 대한 적정 가이드라인이 있지 않을뿐 더러 이를 관리감독하는 규정마저도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응급상황뿐 아니라 내·외과적 수술에서 수혈이 필요한 많은 환자들이 수혈로 인한 안전성 확보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그동안의 혈액 공급시스템을 감안할 때 이러한 얘기가 나오게 된 원인을 의료계나 복지부 탓으로만 전적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어찌됐든 그들이 이 같은 지적에 대해 1차적인 책임을 회피하는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이날 심포지엄도 종국에는 앞으로 잘 해보자는 추상적인 결론을 내리면서 끝났지만,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서 국내 수혈 관리실태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낸 것만은 큰 성과중 하나로 보여진다.

더구나 그동안 수혈에 문제점이 많다는 점은 각종 언론기사뿐 아니라 의료분쟁을 통해 국지적으로 드러났지만, 이번처럼 공개 석상에서 터놓고 수혈의 문제점을 진지하게 토론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뿐 아니라 학계, 의료계, 시민단체, 법조계가 모두 참여한 이날 심포지엄에서 참석자 대부분은 수혈의 현주소에 문제점이 많다는 데 공감했다. 각자 입장에서 대책이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인식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실천이다.

복지부는 하루빨리 선진국에 비해서 느슨하게 돼 있는 수혈의 적정성 관리를 엄격히 적용하고 의료계가 수혈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수가 보전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의료계도 혈액이 모자라서 수입하고 있는 국내 실정과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수혈은 곧바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안전성뿐 아니라 수혈의 적정성(유효성) 확보에도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다.

국내 의료계의 수혈관리실태를 적나라하게 대변해 주는 '알아서 하되, 문제만 없게 하라!'라는 이 한마디 명언(名言)에 대해 복지부나 의료계는 진지하게 반성해야 할 때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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