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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공조 틀 마련…합의도출 미지수
[ 2004년 05월 28일 09시 50분 ]
의협과 병협이 정례적인 의료정책협의회를 통해 주요 현안을 조율키로 합의하고 28일 첫 회의를 가짐에 따라 일단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의약분업 개편 등 핵심 쟁점에 있어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의협과 병협은 이날 양 협회 정책조율기구인 의료정책협의회 첫회의를 열어 의료계 양대 단체간 공조의지를 과시했다.

이날 양 협회는 현행 완전한 의약분업의 선택분업 전환, 주5일근무제 대응, 의약품 실거래가상환제 개선 등 의료계 핵심쟁점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양 협회의 공조체계 구축은 윈-윈 전략이 깔려 있다.

그간 의협은 의료계의 유일한 종주단체란 점을 강조하면서 병협과의 파트너십 구축에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 결과 의협은 DRG 전면도입, 2월 전국의사결의대회 등에서 병협과의 공조에 실패했고, 이는 결국 명분을 약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의협은 의료정책협의회를 통해 의료계 내부 이견을 해소하면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뒀다.

병협의 반사이익도 만만치 않다.

그간 병협은 법정단체로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의협과의 대등한 관계를 설정하지 못했지만 의료정책협의회 발족을 계기로 당당하게 의협 정책 파트너로 위상이 격상됐다.

하지만 양 협회의 정책 협의가 순항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단정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의협과 병협은 지난 2002년에도 합동상임이사회를 두차례 가지는 등 협력을 모색해 왔지만 진찰료 인하-입원료 인상 논의에 직면하면서 와해된 바 있어 이익단체간 공조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날 의료정책협의회 직후 양 협회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험난한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의약분업과 관련 의협은 "병협은 의협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선택분업(국민조제선택제도) 쟁취를 위한 1천만명 서명운동이 성공할 수 있도록 공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구체적인 지원계획은 병협 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병협은 "의료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한 끝에 의협의 국민조제선택제도에 관해 병협도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상임이사회에서 논의해 보기로 했다"며 적극 동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실제 병협은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내면서 선택분업 논의 사항을 어느 정도 수위에서 표현할지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협 관계자는 "의협과 의약분업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대안으로 선택분업론을 이야기 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언급하면 공조가 되겠느냐"며 의협이 의약분업 대안으로 선택분업을 제시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현재 병협은 약사의 조제권을 인정하되 입원환자 뿐만 아니라 외래환자도 원내 약국에서 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직능분업론을 펴고 있어 의협과는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따라서 양 협회가 의약분업 개편을 놓고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의약분업 재평가 등을 백지상태에서 재논의하는 것이 불가피하며, 이해가 맞물려 있는 보험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할 경우 조율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양 협회간 정책공조는 국민의 이익에 앞서 이익단체간 공동전선 형성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행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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