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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처방 의사에 리베이트 제공" 파문
[ 2004년 05월 30일 12시 24분 ]
의약품 공급을 둘러싼 불법 리베이트 문제는 의약계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다.
그동안 불법 리베이트 문제가 터져 나올 때마다 의료계와 관련 업계는 자정운동을 다짐했다. 정부 역시 의약품 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강력한 대응을 선언해왔다. 그러나 불법 리베이트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다. 데일리메디는 최근 국내 모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관련 자료를 단독 입수, 이를 바탕으로 현재 의약계에 만연해 있는 불법 리베이트 실태를 세차례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주]

1회 "처방 리베이트 마음에 안들면 거래처 바꿔"
2회 제약사 매출 '뻥튀기'…이중장부 관리
3회 정부, 불법 리베이트 알고도 모른척?


◇'처방비'라는 이름의 불법 리베이트= 바로 얼마 전까지 국내 제약사 영업사원으로 근무한 A씨.

A씨는 국내 제약사 중 지난해 매출액이 1000억원을 상회한 상위권 S사와 매출은 수백억원 대에 불과하지만 나름대로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D사에서 4년 넘게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A씨는 4년간 의약품 영업을 해오면서 의약계의 불법 리베이트가 너무나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제약사가 병의원 의사에게 건네는 처방비 명목의 불법 리베이트가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모든 과정에서 일상적인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현재 동네의원급 등과 제약사간 처방비는 품목별로 20∼30%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며 “만일 어떤 의원에서 월 400만원 정도 약품 처방이 이뤄진다면 보통 8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의 처방비가 의사에게 지급된다”고 말했다.

약품 처방이 얼마만큼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의원에서는 각 제약사별로 약품의 보험청구 내역을 뽑아 담당 영업직원에게 직접 건네준다. 이미 이 행위 자체가 불법이다.

실제로 A씨가 건네준 자료에는 그가 담당하는 의원에서 직접 뽑아준 약품 보험청구 내역서<사진 아래>가 포함돼 있었다.

올해 3∼4월 2개월간의 약품 소모현황을 담은 이 자료에는 각 제품별 사용량과 처방 건수, 금액이 기재돼 있다.

















2개월간 이 의원에서 처방한 총 금액은 481만1748원으로 20%에 해당하는 처방비로 약 100만원이 지급됐다는 것이 A씨의 증언이다.

그는 “이곳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병의원에서 이러한 처방비 관행이 일반화돼 있다”며 “만일 처방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병의원에서 거래처를 옮기겠다는 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제약사, 공식 결제라인 거쳐 리베이트 지급= 제약사에서 처방비를 지급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일반적인 것이 처방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지불하는 방식이다. 현금과 함께 상품권을 주는 방식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상품권 중 가장 널리 통용되는 것이 '주유권'이다. 제약사 입장에서 주유권을 다량 확보한 후 처방비로 지출하더라도 나중에 영업사원들에게 지급했다는 식으로 비용 처리가 쉽기 때문이다.

이밖에 거래하는 병의원에서 의료장비 등을 구매할 경우 제약사에서 비용 결제를 대신해 주는 방법도 이용된다.

놀라운 것은 제약사 내부적으로 처방비 지급이 거의 공식적인 결제라인을 타고 이뤄진다는 점이다.

먼저 영업사원이 모병의원과 얼마의 처방비를 주기로 했으니 이를 집행해줄 것을 요청하는 기안서를 올린다.

A씨가 건넨 이른 바 '처방비 결제 기안서'<사진 맨위>에는 “아래의 거래선에 대한 처방비가 원장님과 20∼30%(품목별)로 약속하였으나 일종 조정 책정돼 기안을 올립니다. 적극적 처방유도와 원활한 거래선 관리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항이니 검토후 재가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들어있었다.

처방비 결제 기안서는 본사를 통해 실제 집행된 이후에는 파기처리 된다. 불법 리베이트에 관한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A씨는 “근무했던 2개 제약사 모두 이러한 방식으로 처방비를 지급했다"며 "다른 회사 영업사원들을 만날 경우 처방비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뤄지는지 서로 묻기도 한다. 처방비 지급 관행이 거의 모든 제약사와 병의원간에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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