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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서울대·세브란스·가톨릭 '원조' 논쟁
[ 2004년 05월 31일 12시 22분 ]
‘병원계 첫 사보’ 자리를 놓고 국내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대병원과 연세의료원, 가톨릭의료원이 자존심 건 입씨름을 벌였다.

연세의료원이 최근 소식지 발간 500호를 맞아 "병원 소식지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태어나 독보적 위치를 굳혔다"고 밝히자 서울대병원이 곧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연세의료원소식지는 81년에 창간됐으나 서울대병원보인 '함춘시계탑'은 79년 탄생했으니 서울대병원보가 병원계 첫 사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가톨릭의료원은 두 병원 주장에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한다. 70년 이전인 69년부터 선을 뵌 가톨릭의료원 소식지가 단연코 병원보의 원조라고 단언했다.

창간된 연도별로만 따져보면 현재로서는 가톨릭의료원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듯 하다. 하지만 병원보의 형태와 호수를 살펴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측면이 있다.

연세의료원 소식지는 계간지로 500호, 서울대병원보는 월간지로 300호를, 가톨릭의료원 소식지는 주간지 형태의 1700호를 육박하고 있다. 각기 발간 형태가 다른만큼 호수(지령)도 차이가 난다.

‘병원계 첫 사보’임을 주장할때도 병원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그럴듯하게 수사학적 표현으로 앞뒤를 맞췄다.

연세의료원은 ‘가장 먼저’라는 말 앞에 ‘동일한 형태’라는 문구를 넣었다. 서울대병원은 ‘월간’이라는 단어를 끼워넣었다. 가톨릭도 주간지 형태가 아닌 월간형태의 원보는 얼마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최초가 부각돼 의문을 낳긴 했지만 틀린 주장은 아닌 셈이다.

'첫 병원보'를 둘러싼 입씨름이 벌어지긴 했으나 이들 3개 병원 모두 다양한 형태의 소식지를 병원계에 처음 등장시킨 장본인들임은 부인할 수 없다.

현재 병원계는 의료시장 개방과 영리법인 등의 논의와 주5일제 도입 등 안팎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다양한 분야에서 특히 점차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대내외적 홍보는 병원의 전략적인 지원과 투자가 아낌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 측면서 '병원보의 역사를 누가 먼저 썼느냐'가 3개 병원의 자존심을 자극했는지 모른다. '1위'와 '최고' 자리를 놓고 병원계의 사활 건 자존심 대결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상황서 이 같은 자존심 경쟁이 질적으로 승화돼 알찬 병원보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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