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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산별교섭의 스타 '이병오 본부장'
[ 2004년 06월 02일 02시 40분 ]
병원 노사간 산별교섭이 막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사실상 올해 처음으로 산별교섭이라는 새로운 교섭방식이 도입되면서 2개월 여를 넘긴 노사 교섭은 본격적이 요구안 심의에 앞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 와중에 올해 산별교섭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한 사람 있다. 다름아닌 사립대병원 대표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대한병원협회 이병오 노사협력본부장이다.

이 본부장은 이미 '한국노총' 출신이라는 점에서 등장 초기부터 묘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이 본부장이 교섭장에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특유의 '낮고 느린 말투' 때문이다.

이런 말투는 때로 중얼거림으로 들린다. 노사 교섭을 취재하는 기자는 물론 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그가 발언할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울수 밖에 없다.

카운터파트너인 보건의료노조측 교섭위원들이 '높고 빠른 톤'의 목소리로 몰아부쳐도 짐짓 여유 있는 웃음으로 일축한다. 이런 그의 모습은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관심거리다.

그의 또 다른 특징은 교섭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차 교섭부터 참여한 그는 어눌한 듯 하면서 나름대로 한국노총에서의 관록이 묻어나는 화법으로 기본적인 교섭원칙안 하나만을 놓고 2차례나 교섭을 질질 끌었다.

뿐만 아니라 교섭의 카운터파트너를 자극시키는 능력도 탁월하다.

그동안 4차례 정도 교섭에 참여하면서 한국노총에서의 경험을 십분 활용하려는 듯 잦은 말바꾸기와 교섭 진행상 더 이상 문제삼을 필요가 없는 부분도 새롭게 들춰내 보건의료노조측을 자극했다.

결국 보건의료노조측도 "이병오 본부장은 교섭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며 그의 교섭 실력을 인정(?)하고 말았다.

노사교섭에서 전략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교섭전략만 있고 '솔직함'이 없다면 노사간 대화를 통한 타협은 기대할 수 없다.

오는 10일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노사교섭을 마무리지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때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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