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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노사, 접점없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나
[ 2004년 06월 02일 15시 13분 ]
대학병원 등 120여개 병원노조의 총파업 돌입을 일주일여 앞두고 있지만 병원 노사간 산별교섭이 쉽게 타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윤영규)와 사립대병원, 지방공사의료원 등 80여개 병원대표단은 지난 1일 11차 산별교섭을 가진데 이어 2일(수)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 아래 첫 번째 조정회의를 가졌다.

이날 조정회의에서 병원측은 노조의 5대 요구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이견차 너무 커= 현재 보건노조측이 제시한 5대 요구안에 대해 병원측이 대부분 '불가'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 이견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주5일제에 대해 보건의료노조측은 주40시간 근무에 2일 연속 휴일, 그리고 연월차 휴가 등의 경우 개정된 근로기준법 이전의 방식대로 적용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임금인상안 역시 10.7%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정규직 임금의 80% 보장을 제시했다.

또 노사간 산별기본협약 체결과 함께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환자권리장전 채택 △법정기준 수준의 다인병실 확보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정부 10대 요구 건의서' 노사공동으로 정부 제출 등을 병원사용자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병원들의 입장은 대부분 수용불가다.

먼저 주5일제에 대해서는 근기법에 따른 주40시간제를, 임금 부문은 어려운 경영난을 감안해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 문제 역시 경영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단협에서 다룰 수 없다는 입장이고, 의료의 공공성 강화 문제 역시 공공병원들은 정부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대부분의 요구안에 대해 노사간 이견차는 좁히기 힘들만큼 멀어 보인다.

◇"올해는 한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 상당한 폭의 이견차를 보이고 있지만 병원 노사 모두 올해는 한치의 양보도 힘들다는 분위기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일단 병원측에서 노조의 요구에 대해 조금이라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교섭을 통해 타협을 하겠지만 대부분의 요구안에 대해 절대 수용불가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조도 5대 요구안에 대해 철저히 원칙을 고수, 수정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 대표단도 마찬가지다.

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이미 알려진 것처럼 대부분의 병원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조측의 주5일제 요구나 임금인상안 등을 받아들일 경우 병원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노사 모두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총파업 돌입 이전까지 교섭 횟수는 몇 차례 남지 않은 데다 산별교섭 방식에서는 노사는 물론 사용자측 내부적으로도 요구안에 대한 입장조율이 쉽지 않아 총파업에 따른 파국이 현실화된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병원, 직권중재회부 기대하기 힘들 듯= 보건의료노조 산하 120여개 병원이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최대 변수는 직권중재다.

그동안 병원 등 필수공익사업장의 경우 파업을 앞두고 중노위 특별조정위원회를 거쳐 직권중재에 회부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직권중재회부 결정이 나면 노조는 15일간 파업이 금지된다. 만일 이 기간중 파업에 들어가면 불법파업으로 규정된다.

이럴 경우 병원측은 노조의 불법파업에 따른 공권력 투입을 요청할 수 있고, 결국 노사 관계는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중노위는 지난해 병원 등 필수공익사업장의 직권중재회부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해 직권중재회부 세부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정부 역시 사용자측의 직권중재 남발을 막겠다는 정책 기조를 보이는 데다 민주노동당도 직권중재 폐지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총파업에 다른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노사간 자율적인 교섭으로 최대한의 공약수를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막판 타결을 이끌어내는 것이 상생의 길이란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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