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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도둑잡은 의사' 그 이면엔…
[ 2004년 06월 09일 13시 18분 ]
얼마전 새벽 시간에 핸드백 날치기 범인을 잡은 한 젊은 의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일이 있다.

당시 주인공은 피부과 의사라고 보도됐다. 이 의사는 새벽에 병원을 알리기 위한 홍보 전단을 돌리다 도둑을 잡게 됐으며 용감한 시민상을 받는 영예도 안았다.

이러한 일은 그동안 허위청구, 불법진료 등으로 실추된 의사의 도덕적 이미지를 제고했다는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의사들이 전하는 숨겨진 뒷 이야기를 들어보면 귀가 솔깃해진다. 사건 당시 정황을 살펴보면 이 의사는 의료법상 합법적이지 않은 행위를 하고 있었고 실제 피부과 전문의도 아니었던 것이다.

이 의사는 반영구 화장과 흉터 성형을 하는 ‘흉터 전문의’를 표방하는 일반의였다. 게다가 병원 홍보 전단을 개원 후 지속적으로 돌리는 일은 의료법상 불법으로 알려졌다.

이를 보면 상황은 두 가지 입장에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도덕적이고 용감한 행동으로 사회 전반에 ‘도둑 잡은 의사’로 의사의 사회적 책무와 도덕성을 부각시킨 반면 의료계 시각에서는 그다지 바람직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장본인이 된 셈이다.

특히 장기적인 불황에 경영난 타개책을 고민하고 있는 개원가에서 새벽 2시에 의사가 홍보 전단지를 돌린다는 것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오히려 애처롭고 안쓰러운 단면인 것이다.

피부과 개원가 반응도 머뜩치 않다. 피부미용치료지침을 제정하는 등 피부과 전문의에 대한 전문치료를 점차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의가 흉터 전문의를 지향하며 진료하는 것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다.

하지만 이 의사가 일단은 피부과 의사의 명예와 위상을 높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의 뒷이야기는 일부에서 회자되지만 다소 씁쓸한 뒷맛도 남긴다는 생각이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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