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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에서 맴도는 산별교섭…장기파업 현실화
[ 2004년 06월 15일 17시 53분 ]
막판 교섭타결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병원노사간 본교섭이 결국 원점을 맴돌았다.

이에 따라 병원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노사, 본교섭서 여전히 평행선 달려= 병원노사는 지난 15일 오후 3시부터 양측 교섭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본교섭을 가졌다.

노사 양측은 한 차례 정회 후 오후 9시부터 협상을 속개했지만 주5일제 관련 토요일 진료휴무 여부를 놓고 절충점을 찾지 못한 채 결국 실무교섭을 재개, 노사간 의견조율을 갖기로 했다.

그러나 노사 실무교섭에서도 주5일제 등 핵심 쟁점 사항에 대한 뚜렷한 협상 진전을 보지 못한 채 16일 새벽 5시경 교섭을 속개키로 했다.

이날 본교섭 내용 중 그나마 주목할 점은 사측이 주5일제 관련 '1일 8시간 주40시간제를 하되 토요일 진료 여부는 병원의 재량에 맡긴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사측 '주5일제' 중노위 조정안 제시= 본교섭서 사측이 제안한 수정안은 지난번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을 모델로 한 것으로,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중노위는 지난번 조정회의에서 1일 8시간 주40시간제’를 하되 토요일 근무 등은 노사간 자율 교섭으로 결정토록 하는 조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사측의 수정안에 대해 노조측은 "토요일 진료여부를 병원 재량에 맡긴다는 것은 결국 토요일 진료를 하자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산별교섭의 최대 현안인 주5일제 및 임금인상 협상이 지지부진한 반면 산별기본협약, 의료의 공공성 강화 등 일부 요구안은 노사간 이견차를 상당 수준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대표단 관계자는 “산별기본협약이나 의료공공성 문제 등에 있어서 지난번 중노위 조정안을 모델로 노사 양측의 의견접근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결국 주5일제가 노사 교섭타결의 최대 걸림돌인 셈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사측 내부적으로 정부의 수가인상 등 지원책이 마련돼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견이 분분해 노사교섭 만으로 풀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 투쟁수위 높여…파업 장기화되나= 노사 교섭이 여전히 교착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보건노조가 어제(15일) 오후 6시부터 서울대병원 등 5개 대학병원 내 로비농성을 재개함으로써 병원파업에 따른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더욱이 보건노조는 사측과 교섭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로비농성 대상병원 및 파업참여 조합원 수를 확대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보건노조는 16일 오전에 지부장회의를 갖고 구체적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노사교섭이 지지부진할 경우 민주노총이 병원 산별교섭에 적극 개입할 것으로 보여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지지부진한 교섭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더 이상 상황이 진전되지 않는다면 교섭과 투쟁 모두 민주노총 차원에서 받아안아 전개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노사 교섭이 원점을 맴도는 가운데 보건노조가 로비농성 및 파업참여 조합원 수를 확대할 경우 정부가‘직권중재 회부’를 적극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예년처럼 노조는 더욱 반발해 병원파업은 극단적인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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