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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노사협상 결렬되면 불똥 튈라 '긴장'
[ 2004년 06월 21일 02시 47분 ]
보건노조 파업이 12일째 접어들면서 일부 대학병원의 진료차질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노조원들이 로비농성을 벌이는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간 진료 영향 여부가 극명한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다른 병원들의 우려도 증폭되고 있는 상태다.
21일(오늘) 오후 2시부터 재개될 협상이 또 결렬될 경우 직권 중재가 회부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보건노조는 직권중재가 회부되면 산별교섭이 무산되고 각 개별 병원 투쟁으로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 경우 모든 보건노조 산하 병원계로 여파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파업병원 로비농성 장기화…“이젠 한계"
노조원들이 로비농성을 벌이고 있는 10여개 병원의 경우 외래환자의 접수, 원무 업무 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취재진이 몰려들면서 의료진과 환자들의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21일 현재 서울대병원은 외래가 거의 50% 가량 급감했으며, 기존 절반 수준을 유지해오던 수술도 30%대로 떨어졌다.
또한 성형외과와 이비인후과, 안과와 같은 비응급 진료과의 수술은 전면 중단됐으며, 6~7개 병동이 신규 입원환자들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필수인력이 배치됐음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은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신규 입원이 불가능해 응급 환자들을 입원병동으로 보낼 수 없고 여기서 발생하는 환자 적체현상이 극심해 의료진들이 초비상이다.
보건노조의 주 타깃이 되고 있는 고대의료원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병상 가동률이 평상시의 절반 가량으로 떨어졌으며 내원 환자도 500여명 가량 줄어들었다.
행정직원들을 임시 투입해 입원 환자 급식을 이어가고 있지만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도시락으로 대체한지 벌써 며칠째다.
이대목동병원도 800여명의 외래환자와 150여개의 병상이 감소했다.
지방의 경상대병원은 병상 가동률이 30% 가량 낮아졌으며 유사 진료과를 통합해 운영, 남은 인력들의 업무 과중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북대병원도 외래 10%, 입원 30% 가량이 감소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경북대병원의 경우는 필수인력장인 응급실, 수술실 등에서 일부 노조원들이 파업대열에 합류해 진료에 타격을 주고 있다. 병동을 1개 축소했으며 3교대에서 2교대로 전환 근무중이다.
경상대병원측은 “로비농성으로 인해 원무과와 수납, 퇴원환자들이 수속을 밟는데 상당한 지장이 초래, 이제 한계에 이르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소음 등으로 인해 환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병원 고요…직권중재 회부 여부 긴장
로비농성이 벌어지지 않고 있는 병원들은 대체로 정상진료를 유지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노조원들이 병원내에서 농성을 벌이지 않고 있어 정상진료를 하고 있다”면서 “자체 농성이 없어 천만다행”이라고 털어놨다.
서울아산병원과 가톨릭중앙의료원 등도 보건의료노조 산하의 굵직한 병원들임에도 불구하고 로비 농성이 아직 없다.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도 아직까지 많지 않다.
하지만 파업이 길어지고 보건노조의 투쟁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 이들 병원들도 환자 진료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특히 중앙노동위원회가 병원 교섭을 직권중재에 회부하면 노조측이 병원 로비 농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들 병원을 긴장시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노조 지부가 파업 초기부터 로비농성을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지만 이를 유보한 상태여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톨릭의료원도 마찬가지다.
의료원 노조측이 산별 교섭 이후 개별 교섭과 현장 투쟁에 집중하겠다는 결심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직권중재로 인해 파업 자체가 불법화 되면 강도 높은 로비 투쟁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료원 한 관계자는 21일 “의료원이 지속적으로 노사 화합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어 큰 문제가 있을까 싶다”면서도 “행여 지난 2002년의 파업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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