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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산별교섭 '첫술에 배부르랴'
[ 2004년 06월 25일 02시 30분 ]
지난 3월 17일 숭실대 사회복지관에서 시작된 병원노사간 산별교섭이 최근 마무리됐다.

제법 차가운 날씨 속에 시작된 노사간 첫 만남은 섭씨 30도를 육박하는 무더운 여름까지 3개월 9일간 이어졌다. 이 기간동안 노사 양측은 16차례의 본교섭과 수 십 차례의 실무교섭을 가졌다.

치열하던 산별교섭이 마무리되면서 협상 결과에 불만을 터트리는 조합원들이 없지 않다. "장장 16일간 1만여명이 모여 산별총파업을 펼쳤건만 도대체 노조 지도부가 무엇을 얻어냈냐"는 불만이다. 병원을 향하던 투쟁구호가 노조 집행부를 향해 돌아섰다.

토요일 격주휴무라는 다소 애매한 주5일제, 기본급 2% 수준의 임금인상, 비정규직 처우개선의 불명확성 등등 노조 지도부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힐책이다.

그러나 올해 산별교섭에서 이뤄낸 것은 가히 획기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노사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보건의료산업의 큰 의제를 다룰 수 있는 '산별교섭'이란 틀을 만들었다. 또 주5일제를 정착시킬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것이 대내외적인 평가다.

보건연대기금 조성, 병원산업 최저임금제,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노사정위원회 운영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여길 수 없는 것들이다. 산별교섭이 아니면 논의조차 힘든 사안들이다.

첫술에 배부르랴. 여기까지가 한계다. 보건노조 집행부가 산별교섭에서 해야할 역할은.

만약 올해 산별교섭에서 보건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눈치를 살펴 무리수를 뒀다면, 그래서 모든 조합원이 만족하는 성과를 얻어냈다면, 아마 내년도 산별교섭은 기약하기 힘들지 모른다.

각설하고, 올해 산별교섭장으로 이용된 불광동 한국여성개발원은 너무 가파른 오르막길 때문에 찾아가기에 숨이 벅찼다. 부디 내년에는 쉬운 길로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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