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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약계, 약대 6년 논의할 자격 없다"
[ 2004년 06월 27일 13시 11분 ]
‘약대 6년제’ 개편에 대해 한의사협회과 약사회가 합의하면서 약대에 포함된 한약학과를 학제개편 대상에서 배제시키자 이는 양협회간 밥그릇 지키기의 결과란 비난이 일고 있다.

한약사회 관계자는 27일 “한의계와 약계가 약대 6년제에 합의하면서 한약학과를 개편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두 단체의 이해타산이 빚어낸 야합”이라며 “이들 단체는 약대 6년제를 논의할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의계는 이번 합의를 통해 약계로부터 한약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냄으로써 한약 조제권과 판매권을 고수하는데 성공했다”면서 “한의계가 겉으로는 한약사들을 옹호하는 듯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한약사들을 이용한 게 속내”하며 의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같은 주장은 한의협이 약계의 약대 6년제 개편에 찬성하면서 약사법 3조 2항 개정 약속을 받아낸 것을 겨냥한 말이다.

복지부 약속대로 약사법 3조 2항이 개정되면 한약학과 졸업생이 아닌 약학과 학위자는 한약사 국가고시 응시 자격을 상실한다.

따라서 현재 한약 조제 대부분이 한약사가 아닌 한의사와 약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의계는 약사법이 개정되면 약대가 6년제로 되더라도 한약 조제 시장을 더 이상 잠식당하지 않게 된다.

다시 말해 약사법을 개정하려는 것이 한약사의 안정적 육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약사들을 견제하면서 한의사들의 한약 조제시장을 지키기 위한 포석이란 것이다.

특히 약계가 약사의 전문성 제고와 세계화를 위해 약대를 6년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한방의 세계화와 과학화를 천명하고 있는 한의계는 더더욱 한약학과 6년제를 요구했어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한의계는 약대 6년제 개편안에 한약학과가 포함돼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더 많은 준비작업이 필요하다”며 한약학과 6년제 시기상조론을 펴고 있다.

한의협 고위 관계자는 “약학과와 한약학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한약학과 6년제는 아직 이르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한약학과는 지난해 복지부에 6년제 개편에 따른 교과과정을 제출하는 등 착실히 학제 개편을 준비해 왔다.

한약사회 관계자는 “한의계는 한약사를 앞세워 약사의 한약 조제권 침범을 막으려 했다”면서 “한의협이 약대 6년제를 논의할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못박았다.

약계의 약대 6년제 개편 의도도 순수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약사회는 약계가 약대 6년제를 추진하면서 한약학과 6년제도 함께 고려했지만 한의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슬그머니 한약학과를 배제시켰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추진된 약대 6년제 개편안에는 한약학과가 포함돼 있었다. 복지부도 지난해 한약학과측에 학제 개편에 따른 교과과정을 제출하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약대 6년제가 본격 추진되면서 ‘통합약사’를 우려한 한의계가 제동을 걸었고, 위협을 느낀 약계가 통합약사 포기와 한약학과 제외 카드를 한의계에 제시했다고 한약사회는 주장했다.

한약사회 관계자는 “약대 6년제에 한약학과와 함께 가야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지만 한의계의 반발이 커 잠정유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약계가 약학과의 6년제 관철을 위해 한약학과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약사회 관계자는 “진정한 학문적 발전이 아닌 두 단체의 직능이기주의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게리맨드링을 맹비난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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