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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파업 불편 사죄" 속뜻은 명분 선점
[ 2004년 07월 06일 01시 42분 ]
보건의료노조 산별파업 이후 지속된 지부별 파업이 절반 가량 타결되고 있는 가운데 각 병원 노사가 이번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환자 불편에 대해 사죄하는 입장을 속속 표명하고 있다.

최근 파업이 타결된 고대의료원과 경북대병원 등은 '환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이러한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번 파업에 대해 다른 명분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아직 파업이 진행 중인 병원들이 해결점을 찾는 '명분'이라는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미 파업이 타결됐으나 주5일제에 대한 확정적 논의는 내년에 재거론 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어 불씨는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병원측은 이번 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이 결국 환자에게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감을 제기하고 있다.또한 주5일제로 인한 병원의 재정적 부담액이 병원 경영 악화로 이어져 결국 환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측은 5일 “파업이 타결되면서 병원 자체에서 집계해본 결과 이 기간동안 20~30억의 경영 손실이 발생했다”며 “특히 주5일제로 인한 추가 인건비 부담액과 토요 환자 감소로 인한 손실액 등을 포함, 이번 파업을 기점으로 병원의 경제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잠정합의를 이끌어낸 제주대병원도 “임금 인상과 파업으로 인한 손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이 주5일제와 함께 맞물려 병원이 한번에 안게되는 경영 압박이 매우 크다”며 “파업으로 인해 초래된 부정적 병원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소요되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휘청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해 환자들이 불편함을 겪었으나 이렇게 낮은 수가에 경영 압박이 지속되는 병원의 어려움은 결국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조와 의견 절충을 보는 과정이었으니 널리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노조측은 아직 주5일제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이지만 전국민 주5일 시대를 맞아 국민들을 위한 ‘응급의료체계 보완’이라는 과제를 풀어냈다는데 이번 파업의 의의를 두고 있다.

경북대병원 노조는 “노조만의 이익을 위해 환자들을 저버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이번 파업은 환자들의 주말 진료권을 보장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며 “의료공공성과 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하면 결국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특히 노조측은 이번 산별교섭과 파업 등의 주요 쟁점이 '임금 인상‘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대의료원 노조측은 “아직 파업이 진행중인 병원들도, 이미 파업이 타결된 병원들도 임금 인상이 파업의 주 목적이 아니었다”며 “주5일 근무제와 의료 공공성 강화로 국민들에게 진료권을 보장해주고 의료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게 할 수 있기 위한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단언했다.

아직 파업중인 병원들은 그렇기 때문에 이번 노사 협상에서 쉽게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첫 단체교섭 이후 아직 교섭이 이뤄지지 못한채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연월차 및 생리휴가, 주5일제 따른 인력충원 등에 있어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환자를 위한다’는 명분에는 공감하고 있다.

병원은 토요일 진료 완전 휴진 및 수술 중지 등은 환자의 진료권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토요일 진료를 완전히 휴진하면서 응급의료와 공공의료 등을 강화한다면 환자에게 결국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울대병원은 “병동 폐쇄에 절반 가량의 병상가동율, 기존의 30%에 불과한 수술 등 파업이 지속되면서 환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병원 손실을 논외로 하더라도 환자를 위해 노조측과의 입장 조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 노조도 “병원에서 성실히 교섭에만 임해준다면 언제든 이견을 절충할 의사가 있다”며 “환자를 위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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