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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아직 파업중" 홍보하는 병원
[ 2004년 07월 06일 11시 50분 ]
"우리병원은 아직 파업중이에요!"

병원 노사간 산별합의 이후에도 지부별 파업이 지속되고 있는 서울대병원을 비롯 일부 병원들의 하소연이다. 감춰도 모자랄판에 병원들이 나서서 파업중이라는 사실을 적극 알리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다. '교섭 타결'이라는 언론 보도이후 파업이 끝난 줄 알고 다시 몰리는 환자들을 감당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원들은 오히려 언론을 통해, 그것도 안되면 입소문을 내서라도 "우리 병원은 아직 파업 중이라는 사실을 제발 알려달라"고 호소 아닌 읍소를 한다. 정상적인 상황을 가정한다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실제 몰려드는 환자들을 파업중인 병원이 수용하기는 역부족이다. 서울대병원은 아직도 폐쇄한 병동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으며 병상가동률도 파업 이전과 대비했을 때 50%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민원이 쏟아질 수 밖에 없다. “파업이 끝난 것이 아니었느냐”, “왜 이 병원만 아직 파업 중이냐”, “파업이 끝났다는데 병원이 이 상태인가” 등등. 항의와 원망섞인 환자들의 절규를 병원은 외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병원 이미지 또한 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파업이 끝났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찾은 병원에서 겪는 불편함이 환자들에게는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산별 총파업으로 병원에 가급적 오지 않던 환자들이 파업이 끝난 줄 알고 몰려들고 있다”며 "그러나 극적인 이슈가 없이 교착상태에 있는 병원 파업을 언론에서 다뤄줄리 없고 그렇기 때문에 극적 타결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노사간 버티기식 지지부진한 장기 파업은 이렇듯 '파업 중'이라는 사실을 오히려 알려야 하는, 병원이 환자의 발길을 막아서야 하는 폐단을 낳고 있는 것이다.

환자들에게는 '공권력 투입'이나 또는 2차, 3차 총파업이 될지 그 어떤 것이 파업 타결의 극적 단초가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조속히 파업이 끝나 안심하고 병원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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