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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수술 이틀후 퇴원의 법적 책임
[ 2004년 07월 09일 21시 55분 ]
보라매병원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판결과 관련해서 의료계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의료계는 "이번 판결에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생명유지 중단을 요구한 보호자나 이를 승인한 의료진에게 일방적인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현실적으로 이 같은 상황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의료진이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는 중요한 사실관계가 하나 간과됐다. 특히 의료계가 보라매병원 사건과 관련, 홍보하고 주장하는 측면서 더욱 그렇다. 보호자는 환자가 입원한지 하루 반만에 퇴원을 요구했고 의료진은 이를 승인했다는 점이다.

이번 판결에 의사의 유죄 여부가 성립된 데에는 '입원 후 이틀만의 퇴원요구와 승인'이라는 점이 함께 고려됐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즉, 퇴원을 요구한 시점과 그 퇴원으로 인한 사망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에는 이번 사안이 '장기간 입원한' 환자의 보호자가 도저히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퇴원을 요구, 의료진이 부득이하게 승인한 것으로만 알려졌다. 분명 법원의 확정 판결이 현실과 동떨어진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의료계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에서도 중요한 측면이 결여됐다.

물론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은 장기입원환자의 치료비 부담과 강한 퇴원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본질임에는 틀림없다. 정부가 이를 법제화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시급한 과제이다.

이번 사건에 대응하는 의료계의 모습에서는 정확한 진행과정을 알고 있었다면 불리한 사실은 배제한 주장을 펼쳤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또한 알지 못했다면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도 없이 판결을 문제삼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측면서 의료계는 보라매병원 사건에서 의료진이 보호자의 퇴원요구를 수 차례에 걸쳐 극구 만류했고 반강제적인 요구에 응했다는 사실뿐 아니라 입원 후 이틀만에 퇴원조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박동준기자 pdj2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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