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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 맹점은 개혁론자의 과잉과 독선"
[ 2004년 07월 15일 03시 43분 ]
한국 의료개혁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개혁론자들의 과잉과 독선이라는 '이데올로기적 경향성'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의료와 사회 포럼' 정책위원장인 홍성주(지산의원.사진) 원장은 계간지 '시대정신' 여름호에 '의료개혁과 민주주의의 공고화 문제'를 기고하면서 의약분업 등을 추진한 의료개혁론자들이 민주주의적 원칙과 가치를 유린했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홍 원장은 "80년대 권위주의 군사독재시대가 막을 내리고 민주화가 이뤄진 뒤에도 독재와 전근대의 잔영이 깊게 남아있는 경우가 흔한데 한국의료(보험)제도는 바로 그러한 대표적인 앙시앙 레짐(구 체제)이라고 볼 수 있다"고 못박았다.

홍 원장은 "여기에다 사회주의 성향의 의료개혁론자들이 주도하는 의료개혁은 바로 의료의 앙시앙 레짐(구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목표에 정교하게 맞춰져 개혁과 진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의사들의 격렬한 저항을 자초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홍 원장은 "2000년 의료대란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잘못된 의료개혁이 스스로 자초한 사건"이라며 "국가가 면허제도로 보호하고 있는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 훼손시키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의료의 앙시앙 레짐 체계 위에 의약분업을 접목하려고 했던 오도된 개혁관이 원흉이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홍 원장은 "의료계 구조조정 차원에서 약가 차익 비리 관행을 없애기 위한 의료개혁 과제가 전근대적 강제의료보험에 대한 원인처방이 아니라 약가 비리 관행의 부도덕성을 이유로 의사들에게서 약을 빼앗고, 국가가 진료권을 간섭 침해하는 한국식 의약분업이었다는 것이 의사들의 전면적인 저항을 초래한 이유였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홍 원장은 "김대중 정권의 의료개혁이 의사들의 극렬한 저항에 직면하게 된 사정은 의료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전면 강제의약분업을 한국 의료개혁의 견인차하고 하면서 시민단체와 정치인들을 선동해 추진했던 의료개혁론자들에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의료개혁론자에게 있어 개혁이란 점진적이고 민주적이며 실증적 개혁이 아니라 의료평등이라는 사회주의 혁명을 의미했던 것이며, 이는 정책이 아니라 의료에 대한 사회주의적 이상을 표현하는 정치이데올로기였던 것이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의료개혁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의료개혁론자들의 과잉과 독선이라는 이데올로기적 경향성에 있다고 못박았다.

홍 원장은 "우리는 4년전 증오와 배제의 이데올로기가 사람들의 합리적 이성을 점령해버린 개혁을 치른 바 있다"면서 "의약분업 이후 과연 국민들의 건강상의 권리와 이익이 어떻게 좋아졌는지 따져묻는 개혁가들은 전혀 없고, 공공성 강화나 무상의료라는 새로운 개혁 메뉴만 떠돌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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