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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동국大병원의 소득대실(小得大失)
[ 2004년 07월 16일 15시 49분 ]
한방병원합병 철회와 수련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던 전공의들이 지난 15일 전원 진료에 복귀, 동국대병원은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다.

하지만 기자는 이들의 마지막 투쟁인 동국대 서울캠퍼스 침묵시위를 마치고 힘없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착찹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병원이 진료수익이나 경영합리화보다 더 큰 것을 잃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가시지 않았다.

당초 전공의들은 요구수용이 확정될 때까지 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물론, 지난 9일 총장면담에서 재단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 투쟁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총장 면담에서 별다른 수확을 얻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원 진료복귀라는 쪽으로 상황이 급반전됐다. 배수진을 쳐가며 불퇴(不退)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전공의들이 과연 왜 그랬을까. 알아보니 내면적 원인이 있었다.

복귀결정에 대해 전공의 비대위의 한 임원은 “재단의 무심함에 전공의들이 투쟁의지를 상실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8년간의 문제제기와 근 한 달여에 달하는 진료거부 사태에도 재단은 단 한번도 먼저 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그저 사태가 무마되기만을 기다렸을 뿐이라는 것"이 전공의들의 주장이다.

대표적으로 전공의와 첫 공식 접촉인 총장 면담에서도 재단은 무표정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언급만 했다는 것이다. 전공의들이 깊은 좌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전공의는 “차라리 재단 측의 적극적인 반대에라도 부딪혀보고 싶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재단이 멱살잡이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전공의들의 목소리에 성의있는 자세로 임하길 바랬다"는 하소연은 오히려 기자의 귀를 의심스럽게까지 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닌 무관심이라 했던가. "그래 수련만 마치면 돼"라는 한 전공의의 말에서 재단의 지나친 무심함이 금전적 이익보다 더 소중한 무언가를 거둬가버렸다는 생각이 기자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유미기자 yamiru@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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