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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약사 불법조제…분업 불신 증폭
[ 2004년 07월 19일 15시 01분 ]
14년 동안 약사가 불법으로 임의조제한 스테로이드제제를 복용해온 환자가 결국 회복불능상태인 폐색전증과 쿠싱증후군에 걸린 것으로 진단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번 사례는 의약분업 이후에도 약사의 불법임의조제가 만연하고 있으며, 약대 6년제를 시행할 경우 이 같은 불법진료가 확산될 수 있다는 의협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9일 의협에 따르면 경북 안동에 사는 임모(61.여)씨는 무릎관절을 치료하기 위해 지난 90년부터 2003년 12월까지 울산 B약국에서 약을 지어먹다 2004년 1월 8일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안동의료원에 입원했다.

당시 임씨를 진료한 안동의료원 K전문의는 환자 증상이 전형적인 쿠싱증후군과 폐색전증이며, 이는 10여년동안 복용한 스테로이드제제가 원인이라고 판단해 경희의료원으로 전원시켰다.

의협은 “경희의료원 강흥선 교수는 임씨가 스테로이드제제 장기복용으로 인한 호르몬 부작용으로 쿠싱증후군 및 폐색전증이 발병한 상태이며, 평생 치료를 해야 하지만 완치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고 밝혔다.

B약국 K약사는 임씨를 관절염으로 판정해 스테로이드제제와 글루코사민, 위장약, 소염제, 골드로이신 등의 약물을 처방했으며, 임씨 편의를 봐 주겠다며 통장으로 약값을 입금하면 약을 붙여주겠다고 제의했고, 이에 따라 임씨는 2003년 12월경까지 10년 이상 우편으로 배달된 약을 복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스테로이드제제는 의사의 진찰과 처방에 따라서만 투약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며, 장기 복용할 경우 정기적인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K약사의 행위는 명백한 불법 임의조제에 해당한다는 것이 임씨측 주장이다.

또한 임씨는 K약사로부터 조제한 약품의 이름, 성분, 효능 및 효과, 부작용이나 주의사항 등에 대해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한 채 10여년 동안 약물을 복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씨의 아들 K씨는 “어머니는 약사로부터 그 어떤 설명도 들은 적이 없고, 1일 3회씩 꾸준히 복용하라는 것이 지도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의협 김선욱 법제이사는 "2000년 의약분업을 전면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약사의 불법임의조제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이는 의료에 지식이 없는 환자나 일반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현재 임씨는 약사 K씨를 상대로 8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특히 이번 사건은 복지부가 임의조제를 근절하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제대로 단속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의약분업에 대한 의료계의 불신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약사의 임의조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약대를 6년제로 개편한다면 이 같은 불법행위가 더욱 조장될 것이란 의료계의 약대 학제 개편 반대 명분과도 관련이 있어 의약계간 치열한 논쟁이 일 전망이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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