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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우는데 뺨 맞은 바이엘
[ 2004년 07월 27일 21시 15분 ]
"우는 아이 젖은 주지 못할망정 오히려 뺨을 때린 격이라고나 할까"

요즘 바이엘 코리아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대변해주는 속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회사는 그만큼 우울하다. 사정을 알아보면 고개가 끄덕여 진다.

최근 바이엘은 모처럼 회심의 역작(?)으로 일간지 몇 곳에 PR성 기업광고를 게재했다. 40대 중반이후 남성을 대상으로 '단단함'을 모토로 내세웠다. 주먹을 불끈 쥔 사진에 포커스를 두면서 '대한민국 중년들이여 단단함을 지키자'라고 호소했다.

주 제품군이 고혈압이나 당뇨, 발기부전 등 중년 남성과 연관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단단함'의 컨셉트가 적용됐다. 흔들리는 중년 남성을 타깃으로 삼아 '강함' '튼튼함'도 고려됐다. 하지만 '단단함'이 최종 선택됐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근데 문제가 생겼다. 광고에 실린 사진이 이 회사 주력 품목인 발기부전 치료제 '레비트라'의 마케팅 개념과 유사했던 것이다. 레비트라 광고용 사진도 주먹을 불끈줘 단단함을 상징하고 있다. 레비트라가 발기부전 환자들의 발기력을 단단하게 지속시켜줄 수 있다는 요지다. 사실상 두 개의 사진은 일치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바이엘 광고가 나간 날 제약협회는 즉시 광고심의위원회를 열었다. 협회는 식약청에 전문약 암시광고 내용을 통보키로 결정했다. 결론은 추후 나겠지만 행정처분 가능성이 높다.

여기까지는 회사측으로서 그냥 참을 수 있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문제는 다음 날 또 터졌다. 레비트라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상황서 모 일간매체에 레비트라와 시알리스를 비교한 기사가 큼지막하게 실렸기 때문이다.

내용을 보면 두 제품이 동시 출시됐으나 매출부터 효능 비교까지 레비트라의 부진과 고전이 부각됐다. 상대적으로 시알리스의 인기와 활약이 돋보였다. 읽는 사람에 따라 약간 다를 수 있지만 일방적인 레비트라 때리기 성격이 강했다.

회사는 당황했다. 혹 의도가 있는지 알아보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거액을 들여 기업 PR을 시도했으나 예상 밖의 반응으로 곤혹스런 상황을 벗어나기도 전에 뜻하지 않은 강펀치를 맞은 셈이다.

회사는 회사대로 또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힘을 집중하고자 했던 레비트라는 레비트라대로 후유증이 적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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