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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늪에 빠진 서울대병원 노조
[ 2004년 07월 30일 21시 49분 ]
보건의료노조 지부 중 산별의 맏형이라 자칭하던 서울대병원 노조가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산별 탈퇴를 선언했다.

산별 10조2항 폐기 등에 대한 조건부 탈퇴지만 이미 산별합의안에 대해 80% 이상의 지지를 얻은 보건의료노동조합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또한 병원 노조는 44일간 파업으로 얻어진 잠정합의안 투표를 개표 중단이라는 유례가 없는 방법으로 최종 통과를 결정짓지 않고 있다. 가결된 탓일까 아니면 부결됐기 때문일까.

무노동무임금 등 만족스럽지 못한 합의 내용에 대해 조합원들이 반기를 들어 부결됐을 수도 있다. 한편으론 이미 가결됐으나 최종안을 도출하기 이전 합의 내용을 조금 더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보려는 노조 지도부의 복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문제들은 전혀 이슈화되지 못한다. 잠정합의안이 가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노조가 다시 재파업을 단행할 명분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병원도 이와 무관하게 거의 정상화의 길을 가고 있다. 수술은 물론 외래 및 입원 등 병원 전반 운영 체계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실정이다. 노조원과 비노조원을 막론하고 각 부서간 화합하고자 노력하는 모습도 역력하다.

산별 탈퇴 선언으로 보건노조의 울타리 안에서도 자발적으로 벗어난 병원 노조가 이미 정상화되고 있는 병원에 '간호부 근무 시간 조정' 등을 이유로 재파업을 거론할 힘이 노조에 남아있을지는 의문이다.

결국 노조 스스로 아무도 손을 내밀어 주지 않는 늪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는 듯한 형국인 셈이다.

반면 다른 주요 대형병원들은 노사가 최종합의안을 도출, 화해의 손을 내밀며 앞으로 1년의 화목을 다짐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반해 누구의 동의를 얻기 힘든 악수를 반복하는 서울대병원 노조의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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