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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나
[ 2004년 08월 06일 21시 03분 ]
식약청의 ‘PPA 성분 감기약 판매금지’ 조치로 떠들썩하다.

뇌졸중 위험이 있는 약인지도 모르고 고열과 기침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위해 약국으로 내달렸던 부모들은 정부와 제약사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이번 사태의 1차적 책임은 분명 식약청에 있다. PPA 제제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4년간 유통을 묵인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식약청은 저용량에 대한 연구결과가 없어 국내에서 별도의 연구를 실시키로 해 판매금지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아무래도 설득력은 부족해 보인다. 위험성이 인지됐다면 일단 판매를 금지시킨 후 연구를 진행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PPA 제제를 판매하던 제약사들은 일제히 “식약청의 명확한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경영을 고려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당국이 용인한 제품을 자진해서 포기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제약사들은 해당 제품에 대해 생산중단 조치를 취하고 대체 성분의 약을 내놓는 등 나름대로 애쓴 흔적이 보인다.

문제는 바로 이 부분이다. PPA 제제의 위험성을 인지, 생산중단까지 감행했다면 당국에 품목허가 취소 신청을 해서라도 위험성을 적극 알렸어야 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모든 제약사들이 이 사실을 알면서도 먼저 나서기를 꺼려했다”고 말했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의 문제였던 것이다.

당시 식약청은 PPA 제제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었고 저용량 제품에 대해 판매를 용인, 특혜를 준 것이나 다름없는 식약청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용기는 어느 제약사에도 없었다.

제약사들의 창업 정신에 가장 흔히 등장하는 문구는 “국민건강을 생각하는 기업”이다. 이번 일이 제약사들에게 창업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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