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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吉)과 흥(興) 담긴 제약사 사명(社名)
[ 2004년 08월 12일 10시 29분 ]
옛부터 우리 선조들은 자손이 태어나면 길(吉)한 이름을 지어 앞날의 부귀공명을 기원했다. 이름에 좋은 의미를 부여하고 그 뜻대로 살아주길 바랬던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이름과 마찬가지로 회사를 만드는 창업주 역시 사업 번창의 의미를 담아낸 것은 당연지사. 국내 제약업계를 이끌어 가는 제약사들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회사명에 큰 뜻을 품고 있다. 또 이들 제약사 중 일부는 회사 작명과 변천과정에 숨겨진 뒷 얘기들이 있어 살펴봤다.
[편집자주]
번창하게 하소서
회사명에 '사업 번창'의 의미가 담겨 있는 대표적인 제약사는 일양약품을 들 수 있다.
일양약품의 모태는 '공명약업사'였으며 1960년 '일양제약사'로 개명하면서 일양이란 회사명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나의 큰 바다'로 풀이되는 '일양(一洋)'이란 단어에서 일(一)은 무한한 우주를 상징하며 양(洋)은 5대양 6대주를 상징한다.
즉 세계로 발전해 나가는 미래상을 회사명에 담아냈다.
박카스의 동아제약 역시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창업주의 의지가 담겨있다.
창업주의 이름으로
창업주의 이름을 회사명에 인용한 제약사는 종근당과 유한양행 등이 있다.
종근당은 창업주인 故 이종근 회장의 이름에다 50~60년대 당시 약방을 의미하던 '당'이란 단어를 조합해 만들어진 회사명이다.
이종근 회장은 생전에 "이종근은 죽어도 종근당은 죽지 않는다"는 말을 즐겨 할 정도로 종근당에 대한 애착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근당은 제품 광고에 종이 울리는 징글효과를 도입, 국내 최초의 기업 PR에 나서 현재 제약계에 확실한 브랜드 파워를 갖춘 상태다.
유한양행 역시 창업주인 故 유일한 회장의 이름에서 첫글자와 마지막 글자를 인용해 만들어진 회사명이다.
유 박사는 당시 일본의 압제하에 가난과 질병으로 신음하는 동포를 위해 1926년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유한양행을 창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역사는 흐른다
국내 제약사의 회사명에는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가 묻어 있는 경우도 있다.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의 부친인 故 강중희 회장은 일제시대 의약품 도매상이던 미아베 상점을 인수, '강중희 상점'을 열고 의약품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일제의 창씨개명 정책으로 부득이하게 '미아베 약방'이란 상호를 쓰다가 해방 직후 '동아약품공사'로 회사명을 바꿔 오늘에 이르렀다.
중외제약의 경우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 쥬가이 제약의 경성지점을 인수해 탄생한 회사로, 회사명을 쥬가이 제약의 한자식 발음인 중외제약으로 사용하게 됐다.
현재 양측 회사는 영문을 다르게 표기할 뿐만 아니라 쥬가이 제약이 사용하고 있는 한자식 표기와의 혼돈을 피하기 위해 중외제약은 한자 표기를 금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 인연으로 돈독한 우호 관계를 맺어왔고 지난 92년에는 양사 합작으로 국내에 C&C 신약연구소를 설립,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바꾸고 싶을 때와 바꿔야 할 때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회사이름을 개명하는 회사도 있다.
38년 동안 사용했던 '광명제약'이란 이름을 과감히 버리고 글로벌 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휴온스'가 대표적이다.
휴온스(huons)는 human, medication, soiution을 조합해 만든 회사명으로, '인류건강의 의학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회사'라는 뜻을 담고 있다.
휴온스는 작년 6월 회사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세계화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개명작업을 단행했다.
유유 역시 글로벌 시대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기존의 유유산업에서 '산업'이란 단어를 뺀 '유유'를 공식 회사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슈넬제약은 과거의 오점을 씻고 심기일전 하기 위해 개명한 경우다.
지난 2002년 10월 경남 거제 백병원에서 근육이완제 '갈라민주'를 투여받은 환자들이 집단쇼크사를 일으켜 일부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 생산제약사인 당시 건풍제약은 회사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회사는 다음해 회사명을 건풍제약에서 한국슈넬제약으로 바꾸고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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