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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사건 처벌 대상은 의사 아닌 정부"
[ 2004년 08월 25일 03시 43분 ]
보라매병원사건은 우리나라의 열악한 의료법체계로 인해 야기된 것을 살인사건으로 규정해 보호자와 의사를 처벌한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과 의협은 25일(수)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연명치료 중단의 정책적 대토론회-보라매병원 사건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의료정책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에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임상 측면에서의 해결방안 모색’이란 발표를 통해 “인명 경시풍조에 경종을 울렸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의료 현장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의사들은 관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퇴원하면 사망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퇴원을 결정한 보라매병원사건 당시 환자 보호자가 의료비나 생계비에 대해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면 그런 결정을 내렸겠느냐”며 “환자 부인만 비난하고, 사회제도는 아무런 책임도 없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허 교수는 “적극적인 치료를 한다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데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아 생명을 단축시킨 것이 유죄가 된다면 경제적인 이유로 병원에 오지 못하고 가정에서 임종하는 환자의 보호자는 살인죄를 범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보호자가 치료중단을 요구할 때 의사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있었다면 보라매병원사건 담당의사는 자의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7년이 지난 지금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의사들은 아무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허 교수는 “실제 처벌을 받아야 할 당사자는 사회복지제도를 갖추지 못한 행정당국과 이 같은 치료중단 결정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입법 및 사법 관계자”라고 비판했다.

허 교수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도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고 퇴원한 환자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모두 담당의사가 져야 한다고 사회가 주장한다면 더 많은 의사가 병원보다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명옥 의원도 "연명치료 보호자와 의사, 법적대리인 등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과 의학적 충고에 반하는 퇴원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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