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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 임태환 vs 삼성서울 주인욱
[ 2004년 08월 29일 21시 36분 ]
현대의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의 삼성서울병원간 덩치 키우기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25일 삼성이 2007년 700병상 아시아 최고 수준의 암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불이 당겨졌다.
두 기관간 경쟁은 서울아산병원이 촉발시켰다. 금년 5월 무성했던 설(說)을 확인하듯 2008년까지 600병상 규모의 신관을 짓기로 공식 결정을 내렸다. 착공은 내년 3월경이다. 이에 뒤질세라 삼성도 그동안 치밀하게 준비해온 신관 착공 스케줄을 일사천리 진행시켰고 발표는 늦었지만 삽은 먼저 뜨기로 했다. 두 기관간 보이지 않는 경쟁의 한 단면이다.[편집자주]

이 같은 치열한 경쟁을 보이는 두 기관의 신관 증축 이면에는 재미있는 측면이 있다. 다름 아닌 증축을 총괄하는 두 사람의 각별한 인연이자 우정이다. 서울아산병원 임태환 건설본부장[사진 左]과 삼성서울병원 주인욱 설립기획단장[사진 右]이 그 당사자.

두 사람은 방사선과 분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호형호제(呼兄呼弟)하는 사이다. 임태환 교수가 주인욱 교수의 경기고 1년 선배이고 서울의대 동문에 방사선과 보드도 함께 땄다. ‘친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운명’일 정도의 교분을 맺고 있다.

임 교수가 서울의대 1년 선배지만 이들은 사실상 동기에 가깝다. 임 교수가 74년 서울대 민청학련 사건으로 1년간 쉬는 기간이 생겼기 때문.(임교수는 이 기간 몇 개월 옥고를 치렀는데 이해찬 국무총리와 감방 동기였음)

하지만 고교 1년 선배는 의대의 일반적 관행도 타파했다. 입학보다 졸업 년도로 동기를 맺는 관행에서 주 교수는 아직도 임 교수를 깍뜻이 선배로 모신다. 주 교수는 “바빠서인지 형이랑 전화만 통화했다”고 말하는 등 학생때 시절의 호칭을 쓸 정도로 막역함을 잊지 않았다.

두 사람의 교분은 학생때부터 유명했다. 임 교수는 “내가 하숙했는데 아마 하루는 주 교수네 집에서 자고 하루는 우리 집에서 자고 그랬지”라고 술회했다. 주교수도 이 말에 “맞아 하루씩 돌아가면서 잤어”하고는 당시를 회상했다.

두 사람은 방사선과 전문의 보드를 딴 후 임 교수는 군 복무를, 주 교수는 제주도에서 공보의 생활을 했다. 3년여 처음 떨어져 지낸 시간이었다.

이후 임 교수는 인천의 작은 병원에서 봉직의 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갔고 주 교수 역시 공보의 제대 후 미국으로 공부를 떠났다. 두 사람은 이후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개원에 맞춰 한국에 들어왔으며 라이벌 병원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한국 대표병원"-"亞 선도 암센터" 건립

임 교수가 진료부원장 때 주 교수는 기획조정실장을 지냈고 임상과장도 비슷한 시기 맡았다. 그리고 이번엔 묘하게도 두 병원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신관 증축 총책임자에 발탁됐다. 이들을 잘아는 인사는 “능력도 우정에 비례하나봐”라고 웃음졌다.

두 사람은 임 교수가 금년 5월 미국서 귀국, 보직을 맡은 뒤 개인적으로 통화는 했지만 서로 바빠서 만나지는 못했다. 유선상으로 서로의 보직은 알게됐다. 두 사람은 오는 9월 5일 한만청 전 서울대병원장과 모처럼 라운딩을 갖는다. 여기서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두 사람은 우정만큼이나 초일류와 최고를 지향하는 스타일이 비슷하다. 업무도 상당히 치밀하다는 평가다.

서울아산 임 본부장이 추구하는 새 병원의 모토는 무엇일까. "단일 병원으로는 한국의 대표 병원을 만들겠다"는 것. 삼성서울의 주 단장은 "탈(脫) 한국하는 아시아의 선도적 암센터를 짓겠다"고 장담했다.

30년 지기이자 선후배로서 막역한 우정을 쌓아온 두 사람. 그러나 지금은 한국 최고 병원의 증축 책임자로서 30년 미래를 그려야 한다. 두 사람의 우정과 능력이 두 병원의 신축 공간에 어떻게 투영될지 자못 궁금하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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