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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건식에 쏠린 의사들 눈과 귀
[ 2004년 09월 01일 21시 08분 ]
얼마 전 의료계서 마련한 건강식품 관련 첫 세미나가 회자되고 있다. 의료계는 물론 약계와 제약계에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의사들이 뭐 때문에 건식을" "도대체 왜"라는 질문은 꼬리표가 되다시피 했다.

개원의 단체가 주도한 이번 행사에는 약 3,500여명의 의사가 참여했다. 학술행사 치고는 근래 보기드문 대성황을 이뤘다. 사전접수가 2,500여명 수준이었는데 이를 훌쩍 넘는 엄청난 인파에 주최측도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행사는 개막 전부터 의사는 물론 약사와 제약사도 주시했다. 의사들이 건식에 손을 댄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자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건식을 통해 현재의 불경기 상황을 극복하려던 약사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제약사들은 의사들 경향에 맞춰 새로운 판로를 찾고자 눈을 부릅떴다.

의료계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더욱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건식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홈페이지 운영은 물론 '건식 인증제'까지 도입한다. 인증제의 경우 복지부와 마찰이 있지만 의사들의 입김(?)을 고려하면 업체들이 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여기에는 약사들의 독무대처럼 여겨져온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의사들의 건식 취급에 대해 의료계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회의적 시각을 내놓는 비율이 적지 않지만 새로운 경영기법으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찮다. 오히려 우세한 느낌이다.

한 개원의는 "의사가 건식을 하는 것을 벽안시할 필요가 없다. 치료의 한 부분으로 하고 또 경영에 보탬이 되면 오히려 권장해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말미에 "의사가 무조건 진료실에서 의대 다니며 배운 공부와 지식으로만 환자를 보는 시대는 지났다"며 "열심히 공부하되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고 신중함을 피력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다. '선생님' '박사님'으로 불리던 의사들이 건식을 권하면서 소위 '장사꾼'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의사들이 이 같은 우려를 조금이라도 불식시키려면 건식을 취급하는데 있어 보다 신중하고 환자와의 신뢰감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환자들의 인식이 상당히 높아졌고 경제사정 역시 좋지 않다는 부분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실(失)보다 득(得)이 크지 않을까 싶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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