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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노조설립 유보 "역풍도 만만치 않아"
[ 2004년 09월 07일 08시 23분 ]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전공의협)는 전공의 노조설립에 대해 병원협회와 합의를 통해 유보를 결정했다. 병협이 수련환경 개선 등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교섭위원회를 통해 전공의들의 요구를 현실화시킨다다는 것이 전공의협의회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전공의협의 현실적 판단이라는 찬성의 목소리와 함께 보장된 법적 권리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전공의협이 노조설립 유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잃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지 두 차례에 나눠 짚어봤다.[편집자주]

[上]전공의노조 유보했으나 "최후의 카드는 있다"
[下]전공의노조 설립 보류에 "거센 역풍 어떻게"

전공의협이 노조설립을 유보하고 병협과의 교섭을 통해 수련환경 개선 등을 논의하게 되면서 전공의들 사이에선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제기되고 있다.

전공의협이 실질적인 교섭단체로 인정받게 됐지만 병협의 수련환경 개선을 보장하기 위한 후속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7일 전공의들에 따르면 전공의 노조를 통해 법적인 장치를 활용, 병원계의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를 현실화시키고자 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 합의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전공의 대의원은 "병협이 전공의 노조설립이 가시화되자 이를 막기 위해 교섭위원회 등을 제안했을 것"이라며 "향후 병협이 교섭 등에서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 나올지가 미지수인 상황에서 노조설립을 유보하는 것은 성급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다수의 목소리를 묶어낼 수 있는 노조설립을 유보한 것은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칼자루'를 병협에 줬다며 결국 병협의 태도변화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주제가 아닌 객체로서의 역할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따른다.

이러한 우려들은 전공의협이 교섭을 통해 별다른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집행부에 대한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공의협 활동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당선된지 채 한달도 되지 않아 핵심공약인 노조설립을 보류해버린 전공의협의 활동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공의협이 이번 합의안에 대해 대의원 총회를 통한 인준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의안 부결 시 8기 집행부가 치명상을 입게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한 대의원은 "총회를 통해 합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해도 반대의견들을 어떻게 수렴해 나가느냐에 따라 향후 8기 집행부의 활동이 전공의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결정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전공의협 차원에서 합의경위와 내용을 공개하고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이번 합의가 합리적인 판단이었음을 강조하는 것도 집행부 차원의 합의로 인한 역풍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전공의협 관계자는 "이번 합의가 노조설립을 완전히 포기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병협과의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이미 마련된 전공의 노조설립 계획을 통해 이를 강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설립 재개도 단시간에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공의 노조설립에 대한 열기가 정점에 이른 상황에서 발표된 합의안으로 인해 노조서립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이미 합의안이 마련된 상황에서 이행과정을 지켜보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노조설립 재개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의원은 "합의안이 나온 상황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는 기준을 누가 판단할 수 있겠냐"며 "전공의협의 자의적 판단을 병협이 인정해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합의를 파기한 것은 전공의협이라는 주장이 나올 것이고 노조설립에 대해서 병원계는 더욱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전공의들의 정당한 수련환경 개선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합의안이 파기된다면 병원계의 노력을 무시하고 노조설립을 강행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동준기자 pdj2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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