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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과학 반짝 관심 이젠 그만"
[ 2004년 09월 10일 22시 11분 ]
"반짝 관심도 고맙기는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갈지 의문이다. 상시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노력해 달라"

최근 아테네 올림픽에서 아쉽게 덴마크에 석패해 은메달을 목에 건 한 여자 핸드볼 선수의 불만섞인 푸념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지속적이고 정책적 지원에 대한 절박한 목소리는 우리나라 과학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진들에게서도 종종 들을 수 있다.

가천의대가 최근 650여억원을 투자, 뇌과학 연구소를 설립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창립세미나를 개최하면서 뇌과학뿐만 아니라 과학분야 전체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당일 세미나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휘호 여사를 비롯해 김원기 국회의장, 김근태 복지부 장관, 강신호 전경련 회장 등 내로라 하는 정관계가 인사가 대거 참석해 연구진을 격려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가 차세대 국가산업의 원동력으로 국가 경쟁력에 지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는 황금빛 청사진도 제시됐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 지난 2월에도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 인간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발표되자 과학분야가 국가를 먹여살릴 것이라는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부 등 각계에서 과학분야에 대한 각종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로 연구진을 들뜨게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수없이 쏟아지던 격려들과 지원의 목소리들이 줄어들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정부에서 생명공학이나 과학 및 의학 분야의 기초연구 계획을 수립하면서도 정작 예산 지원이 충분치 못해 추진도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심지어 초대형 프로젝트와 연구성과가 열악한 연구비 지원과 과학분야의 인력 이탈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리는 악재로 작용한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 천재적인 연구진의 성과에 눈이 멀어 생명공학 등 과학분야의 앞날은 밝을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누군가 한번의 '대박'을 터트려 줄 것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연구결과를 축척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길이다. 의학을 비롯한 과학분야는 그 같은 지원 방식이 절대적이다.

애국심에 호소하며 열악한 환경을 견뎌내라는 말보다는 국내에서도 연구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뛰어난 두뇌의 해외유출을 막을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박동준기자 pdj2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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