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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떡값 주면서 왜 진수성찬 요구하냐"
[ 2004년 09월 13일 03시 03분 ]
개원가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복지부와 공단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11일(토) ‘국민을 위한 건강보험체계 개편방안’을 주제로 제12차 의료정책포럼을 열었다.

그러나 이날 일부 토론자와 참석자들은 복지부와 공단을 직접 겨냥해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내면서 정책포럼 주제가 ‘건강보험 개편’이 아니라 ‘공단 개편’으로 바뀌고 말았다.

토론자로 나온 김종웅 서울시의사회 보험이사는 “공단이 수진자조회를 할 때 환자 병명이 적혀 있어 병력이 유출될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우편으로 발송하고 있으며, 사소한 일부 의사들을 잡기 위해 막대한 인력을 확충해 실사를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참석자는 “현재 의료기관들은 수탈당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77년 의료보험 도입은 순전히 국민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건강보험은 비지떡값을 주면서 진수성찬을 차리라 하고, 국민들은 후진국 보험료를 내면서 양질 진료를 원한다”며 “이는 경제원리에 어긋날뿐 아니라 지금와서는 건강보험 통제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방에서 상경했다는 한 개원의는 “의약분업을 시행하고 재정파탄을 낸 1등공신인 서울대 양봉민 교수가 건강보험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면서 “의료사회주의적 의약분업론자들은 이제 물러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공단에서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부인과 개원의라고 밝힌 참석자는 “과거와 달리 요즘 연수강좌에 전문지식과 최신지견을 발표하면 의사들이 모이지 않고, 미용이나 성형, 비만을 끼워 넣지 않으면 안된다. 이는 왜곡현상이다”면서 “외과계나 산부인과도 자기 진료과 걸고 살수 없는 게 현실이며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경영난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온 노길상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현 건강보험은 'No body is happy'"라면서 "국민과 공단, 공급자 모두 다 불만 상태이며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숙제"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 지적이 다 옳다”면서 “의약분업으로 보험재정이 파탄날 당시 최선정 장관이 ‘우리나라 보험은 사기다’고 했듯이 보험료율이 4%에 불과하면서 적정급여를 바라는 것은 틀린 말”이라며 “의사들 어려운 것 알고 있으며 공단과 의료계가 힘을 합쳐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자인 이평수 공단 상임이사는 참석자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지만 극도의 불신에 찬 의사들을 이해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평수 이사는 “공단이 의료기관에 대해 권한을 행사한다고 하지만 행정권이 없는데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실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의협이 공단에 대해 적대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단과 의료단체는 반목 대상이 아니며 편파적인 억지에서 벗어나 냉철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의사 힘들다는 것 알지만 매년 3700명이 신규 개원하고, 병상과 의료장비가 급증하는 등 의료공급체계의 양과 구성도 고치지 않으면 수가가 공급자들의 만족도를 따라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급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지 공단만 죽일놈 살릴놈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적극 반론을 폈지만 참석자들은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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